[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사의찬미'가 조선의 천재 극작가 김우진과 최초 소프라노 윤심덕의 비극적인 사랑으로 포문을 열었다.

27일 밤 방송된 SBS TV시네마 '사의찬미'(극본 조수진·연출 박수진) 1회에서는 김우진(이종석)과 윤심덕(신혜선)의 비극적인 로맨스가 그려졌다.

김우진과 윤심덕은 각각 일본에서 영문학과 성악을 공부하고 있었다. 특히 김우진은 희곡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홍난파(이지훈) 등의 조선 유학생들과 우리말로 구성된 희곡을 준비했다.

이들은 극 중 노래까지 소화할 여배우를 물색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물이 없어 남자 단원이 여장을 하고 배역을 소화하던 상황. 홍난파가 윤심덕을 추천했다.

기대와 달리 윤심덕은 선뜻 합류하지 않았다. 일본에서 우리말로 된 연극을 연습하고 준비하는 것에 대해 걱정이 컸던 것.

그러나 윤심덕은 김우진에게 시나브로 매료되며 그가 준비하는 동우회 합작 연극 '김영일의 사'에 푹 빠져들었다. 이에 일본 형사들의 습격에 주춤하는 단원들을 독려하며 응원할 정도로 강인한 여성 지식인으로 거듭났다.

윤심덕은 "처음엔 우진 씨가 무모해 보였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우리가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고 해도 상관 없다. 우리가 희망을 갖고 뭔가 시도한다는 게 중요한 것"이라며 "고맙다. 내 생각이 바뀌게 해줘서"라고 강조했다.

김우진 또한 "나도 고맙다. 내 진심을 알아줘서"라고 화답했다. 이어 그는 "청춘, 아, 청춘은 머물지 않아라. 흐르는 물 같이. 서늘하게 지는 꽃 같이. 애달프게 사람의 청춘은 간다. 아 청춘은 이 혼몽의 생의 물결에 한줌의 흙덩이. 힘 있게 생에 물결판에 던져라 용솟음치게"라고 독백하며 윤심덕과의 만남을 기념했다.



조선으로 돌아온 김우진 일행은 무사히 순회 공연을 마쳤다. 이들은 고국에서 우리말로 된 희곡 '김영일의 사'를 신극 공연으로 올리며 조선 관객들을 열광케 했고 누구보다 깊은 보람을 느꼈다.

하지만 끝까지 아름답진 못했다. 경성에서의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회포를 푸는 순간, 일본 순사들이 들이닥친 것이다. 순사들은 극 중 "10년 전엔 조선에 자유가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라는 대사를 문제 삼았다.

더욱이 홍난파는 김우진을 걱정하는 윤심덕에게 "우진을 사랑하든, 좋아하든 그러지 말아라. 빨리 접는 게 상처받지 않는 길"이라고 했다. 이에 김우진과 윤심덕이 어떻게 이후의 만남을 이어갈지 기대를 모았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