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래퍼 산이의 '여혐' 논란이 SBS를 상대로 한 여론전으로 번졌다. 소속사와도 엇박자를 타며 언론을 상대로 한 '언론 플레이'를 펼치는 형국이다.

산이는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SBS의 산이 여혐 프레임…마녀사냥 적당히 하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산이는 "공중파 SBS 뉴스 잘 봤다. 편집을 정말 악의적으로 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SBS는 3일 저녁 방송된 '8뉴스'에서 "공연 중 돌출발언…'젠더 논란' 커지나"라는 제목의 뉴스를 보도했다. SBS는 해당 보도에서 산이가 이수역 폭행 사건이 성 대결 양상으로 불거졌던 지난달 중순 '페미니스트'라는 곡을 통해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을 폄하하고 페미니스트를 비판한 점을 꼬집었다. 또한 2일 진행된 소속사 브랜뉴뮤직 아티스트들이 함께 한 콘서트에서 '여혐' 논란과 관련 자신을 비판하는 관객들에게 불쾌감을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산이는 "그곳에 있던 상황은 다 배제한 채 그냥 나를 여혐 래퍼 프레임에 맞추기 위해서 짜깁기를 했다. 모든 사람들이 보는 공중파 뉴스에서 가짜 뉴스를 만들어냈다"고 했다.

또한 그는 "내가 계속 말하고 있던 건 양성 평등"이라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브랜뉴뮤직 콘서트 영상을 공개했고, "영상을 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성희롱을 당한 건 오히려 나"라고 했다. 이어 "공연장에서 모독하시고 성희롱하신 분들께 법적으로 강경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작 SBS는 산이의 문제 제기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SBS 관계자는 티브이데일리에 "보도국에서 산이 씨의 문제 제기 영상을 접했다. 현재 논의 중에 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다만 기존 지상파 뉴스의 관행을 고려할 때, 사실 관계가 틀리지 않는 한 별도의 입장 발표나 정정보도는 없을 전망이다.



실제 산이는 2일 진행된 브랜뉴뮤직 합동 콘서트 '브랜뉴이어 2018' 무대에 올랐다. 현장에 있던 일부 관객들은 산이가 '페미니스트'로 논란을 야기한 점을 비판하며 야유를 보내거나 비방이 적힌 인형, 플래카드를 들기도 했다.

산이는 자신을 비판하는 관객들에 적극적으로 맞섰다. 플래카드를 든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가 랩을 하는가 하면, "이곳에 워마드, 메갈 분들이 계시냐"며 영어로 욕설을 내뱉었다. 또 페미니스트에 대해 "정신병", "사회 악" 등의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급기야 공연이 중단됐다.

이에 브랜뉴뮤직 대표 라이머는 직접 무대에 올라가 사과했다. 또한 브랜뉴뮤직은 4일 오후 공식 SNS를 통해 "'브랜뉴이어 2018' 콘서트와 관련한 모든 논란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관객들과 아티스트들 포함 이번 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을 전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주의하고 노력할 것"이라며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산이는 콘서트 이후 신곡 '웅앵웅'을 발표해 다시금 논란을 빚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산이 유튜브, 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