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각각 SNS와 인터뷰를 통해 서로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았다. 오가는 말속에 공방이 치열해지는 상황. 양측의 날 선 역사를 짚어봤다.

황교익과 백종원은 14일 오전 각각 개인 SNS와 인터뷰를 통해 서로에 대해 언급했다.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을 둘러싼 막걸리 맞히기 조작 의혹, 설탕 과다 투여 등 황교익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온 부분에 대해 백종원이 생각을 밝힌 것.

시작은 황교익의 SNS를 통해 불거졌다. 그는 '골목식당' 대전 청년몰 편에서 백종원이 막걸릿집 사장인 청년과 전국의 막걸리 맞히기 대결을 벌인 것에 주목했다. 전국 곳곳의 막걸리가 모인 가운데 막걸릿집 사장이 2개, 백종원이 3개를 맞혔던 것. 그러나 황교익은 방송이 백종원이 마치 다 맞힌 것처럼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신의 문제 제기 후 방송이 백종원이 3개를 맞힌 것으로 정정됐다고 꼬집었다.

프로그램이 워낙 화제를 모으고 있던 만큼 황교익의 SNS에 그를 비판하는 누리꾼들이 쇄도했다. 정작 '골목식당' 제작진과 백종원 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조작 의혹이 워낙 예민한 사안인 만큼 적극적으로 반박하며 더욱 화제를 모으기보다 방송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수용하는 것처럼 비쳤다.

그러나 황교익이 개인 유튜브에서 황교익TV를 통해 한번 더 백종원을 거론, 비판 여론이 달궈졌다. 당시 황교익은 '다섯 가지 맛 이야기 두 번째 에피소드, 단맛' 영상에서 지속적으로 설탕과 당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나아가 백종원이 예능에서 설탕에 대한 경각심을 떨어트렸던 것에 대해 경계했다.

황교익은 "그분(백종원)은 온갖 곳에 설탕을 다 넣는다. 된장찌개에도 설탕을 넣는다. 왜냐, 백종원 선생은 외식 사업가다. 식당 음식을 만드는 분이다. 한국 소비자들은 많이 먹게 만든 음식이 맛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니까 거기에 부응하는 음식을 팔아왔던 거다"라며 "백종원 선생의 가장 큰 장점은 솔직하다는 거다. 솔직해도 너무 솔직하다. 그래서 설탕 넣는 것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한다. 그렇게 설탕을 많이 넣는 걸 보고 비윤리적이라 할 순 없다. 설탕에 대한 규제 같은 것도 없다. 백종원 선생이 방송에서 그렇게 하는 건 아무 문제없다. 그런데 어떤 문제가 발생하냐면, 당에 대한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거다. '설탕에는 죄가 없다'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백종원도 인터뷰를 통해 황교익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당초 그는 '골목식당'이나 자신의 설탕 사용에 대한 황교익의 비판적 견해에 대해 "그분은 그 게 일"이라며 달관한 태도를 보인 바 있다. 황교익이 맛 칼럼니스트인 만큼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글로 풀어내며 견해를 펼치는 것을 존중하던 모습이었다.

그는 14일 오전 보도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황교익에 대해 "맞대응하지 않겠다"고 동일한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한 음식 프로그램 PD에게 '내가 좋아하는 분', '존경하는 분'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닌 것 같다"며 씁쓸함을 토로했다. 또한 "'집밥 백선생'에서 된장찌개를 끓일 때 설탕을 넣은 것은 시골집에서 가져온 된장이 텁텁해 설탕을 조금 쓴 거다. 편집이 잘못돼 설탕을 많이 넣은 것처럼 나왔다"고 해명했다.

이에 황교익은 개인 SNS를 통해 "백종원이 인터뷰를 하였다. 토를 단다"며 반박 입장을 내놨다. 그는 "한국음식에서의 설탕 문제는 백종원의 방송 등장 이전부터 지적해오던 일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평론가는 개인을 대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백종원 개인에 대해 관심이 없다. 백종원 방송과 백종원 팬덤 현상에 대해 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황교익은 '골목식당' 막걸리 조작 방송과 관련해 "질문할 상대는 백종원이 아니"라며 백종원은 출연자일 뿐 편집은 PD의 몫이었음을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골목식당' 막걸리 퀴즈에서 식당 주인은 2개, 백종원은 3개 맞혔다. 방송은 백종원이 다 맞힌 것처럼 편집했다. 방송 이후 '백종원, 막걸리도 척척박사' 등의 기사가 떴다. 내 지적 이후 백종원이 3개 맞힌 것으로 방송 화면을 수정했다. 제작진은 조작을 시인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SBS 홈페이지·방송화면·황교익 유튜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