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시청자도, 제작진도 모두 울었다. '미운 우리 새끼' PD가 모델 겸 배우 배정남의 하숙집 할머니 상봉 비화를 밝혔다.

배정남은 16일 밤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에서 어린 시절 하숙집에서 자신을 보살펴준 차순남 할머니를 찾았다. 그는 고향 부산에서 주민들에게 차순남 할머니에 대해 수소문했고, 진해 요양병원까지 찾아가 차순남 할머니를 만났다. 배정남은 "너무 늦어서 죄송하다"며 할머니를 보자마자 오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 '미우새'를 연출하는 곽승영 PD는 티브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저희 제작진도 정말 많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곽승영 PD는 "어떤 프로그램이나 촬영을 오래 하고 편집을 오래 하다 보면 제작진부터 화면 속 내용에 익숙해지고는 한다. 또 촬영할 때 한번, 편집할 때 한번, 편집본 시청할 때 한번 이렇게 여 러번 보다 보면 정작 본방송을 볼 때는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배정남 씨와 차순남 할머니의 만남은 촬영할 때도, 편집할 때도, 편집본을 볼 때도, 방송을 볼 때도 매번 처음 보는 것처럼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그는 "스튜디오에서도 VCR을 보면서 많이 우셨다. 게스트로 나온 배우 박주미 씨나 어머니들 모두 울컥한 것 같았다. 특히 MC 신동엽 씨가 울었다. 오랫동안 방송을 하면서 신동엽 씨가 우는 건 처음 봤다. 워낙 베테랑인데 그분조차 울컥할 정도였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곽승영 PD는 "배정남 씨가 전부터 차순남 할머니를 꼭 뵙고 싶다고 얘기를 해왔다. '미우새'를 시작할 때부터 차순남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 친구를 보러 부산에 가면서 할머니를 찾게 됐다"고 했다. 그는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할머니가 혹시나 돌아가셨을까 봐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렇지만 뵙고 싶다는 마음에 부산을 찾았고, '배 씨 아저씨 아들'이라는 단서 하나로 갑작스럽게 할머니를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촬영을 하다 보면 동선을 생각하지 않나. 부산까지는 예상했지만 거기서 다시 진해에 갈 줄은 생각도 못했다. 진해 요양병원에 계신 줄도 몰랐다. 그날 촬영은 거의 하루 종일 촬영했다. 할머니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대로 족족 따라가며 움직였다"며 놀랐다. 또한 "할머니가 87세이신데도 기억력이 너무 좋으시고 정정하셨다. 연세가 많이 드시면 기억력이 조금 희미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배정남 씨보다 더 자세히 기억하시더라"라고 말했다.

곽승영 PD는 끝으로 "촬영하다 보면 본인의 과거를 감추는 분들도 많이 있는데 배정남 씨는 다르다. 특히 늘 마음속에 고마움을 간직하고 잊지 않고 찾으려 한다. 전에 나온 배우 이성민 씨도 그렇고 차순남 할머니도 그렇고 고마운 마음을 정말 잘 표현하더라. 늘 살면서 고마웠던 사람들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