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인기 드라마 '황후의 품격'이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방송 스태프들을 장시간 혹사시킨 결과다.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는 18일 오전 서울시 중구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한빛미디어노동지원센터, 청년유니온, 언론개혁시민연대, 돌꽃노동법률사무소 등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 방송사 SBS와 제작사 SM라이프디자인그룹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황후의 품격'은 어느 날 갑자기 신데렐라가 돼 황제에게 시집온 명랑 발랄 뮤지컬 배우가 궁의 절대 권력과 맞서 싸우다가 대왕대비 살인사건을 계기로 황실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최근 닐슨코리아 전국 평균 14%의 시청률을 돌파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공동 고발인단은 '황후의 품격'의 성공은 스태프들의 노동력을 착취한 결과라고 규탄했다. 고발인단은 '황후의 품격' 촬영 시작 단계부터 20시간이 넘는 장시간 촬영이 진행됐고, 10월 10일에는 29시간 30분 연속 촬영이, 11월 21일부터 11월 30일까지는 10일 연속이라는 장시간 고강도 촬영이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촬영이 끝난 뒤 1시간 휴식 후 다음날 촬영을 곧바로 재개하는 이른바 '디졸브 노동'도 강제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고발인단은 '황후의 품격' 방송사 및 제작사와 연출자가 근로기준법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제50조(근로시간), 제53조(연장근로의 제한), 제56조(연장 야간 및 휴일근로), 제70조(야간근로와 휴일근로의 제한) 등을 위반했다고 고발했다. 방송산업이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1주 68시간 이상의 근로를 시킬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 나아가 고용노동부의 '황후의 품격'에 대한 책임 있는 관리 감독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미 17일 고발인단의 기자회견과 고발 내용이 보도자료로 배포됐던 터. SBS는 기자회견에 앞서 발 빠르게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먼저 SBS는 "'황후의 품격' 29시간 30분 촬영으로 알려진 10월 10일 정읍, 영광 촬영의 경우 여의도에서 06시 20분에 출발, 지방에서 익일 05시 58분에 촬영이 종료됐다. 여기에는 지방으로 이동하는 시간과 충분한 휴게시간이 있었으며, 이에 따라 총 21시간 38분 근로시간이 됐다"며 방송스태프노조의 '29시간' 연속 촬영을 반박했다.

또한 SBS는 "방송스태프 1인당 4만 원의 별도의 출장비도 지급했고 다음날은 휴차(촬영 없이 휴식시간 가짐)였다. 참고로 과거에는 프리랜서의 경우 별도의 출장비는 없이 숙박만 제공했으나 올해 7월 68시간 근무를 시행하면서 SBS만 출장일 경우 숙박 외 별도로 출장비를 지급하고 있다"며 스태프들의 편의를 고려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10일 연속 촬영에 대해서는 11월19일(월), 11월22일(목), 11월23일(금), 11월24일(토), 주간 69시간 55분(1일 2시간 휴게시간 제외)에 이어 11월26일(월), 11월28일(수), 11월30일(금), 12월01일(토), 주간 65시간 53분(1일 2시간 휴게시간 제외)을 촬영했다고 해명했고 "이번을 계기로 근로시간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좋은 작품을 선보여드릴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BS, 방송스태프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