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2018 KBS 연예대상'에는 웃음뿐 아니라 눈물도 가득했다.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했던 스타들은 트로피를 손에 꼭 쥔 채, 그간 힘들었던 마음을 그대로 토해냈다. 진정성 가득 했던 수상 소감은 지켜보는 이들도 눈물 짓게 했다.

'2018 KBS 연예대상'이 22일 밤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공개홀에서 열렸다. 진행은 배우 신현준, 윤시윤, 그룹 AOA 설현이 맡았다. 이는 KBS2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날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수상자로는 '살림하는 남자들2'의 내레이션을 맡고 있는 최양락 팽현숙 부부, '연예가중계'의 김태진,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의 윤시윤이 선정됐다. 그 중 오랫동안 방송 출연을 하지 못 했던 팽현숙, 긴 무명 시절을 보낸 김태진이 이름을 올리면서, 이 수상은 대상만큼이나 감동을 선사했다.

팽현숙은 이름이 호명되자마자 오열했다. 그는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 하고 눈물을 흘리며 마이크 앞에 무작정 섰다. 최양락은 아내 팽현숙을 향해 "울지 말고 차분하게 말해라"고 조언했다. 이어 "저는 이런 상을 많이 받아봐서 여유롭게 할 수 있는데, 이 여자는 이런 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도 최양락은 "도와준 사람이 많으니까 그 분들이나 잊지 말고 이야기하고 내려가자"고 유쾌하게 말하며 팽현숙에게 수상 소감의 기회를 넘겼다.

"나는 KBS 공채 코미디언 3기"라고 입을 연 팽현숙은 "34년차인데 연예대상을 처음 와봤다"고 털어놨다. 20대 초반에 결혼을 한 뒤 방송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팽현숙. 그는 방송활동에 대한 마음 깊은 한을 토로했다. 우느라 정신 없는 수상 소감이었지만, 힘들었던 속내를 털어놓은 그의 수상 소감은 객석에 있던 여자 코미디언들을 울게 했다.

다른 수상자들을 배려한 최양락은 "시간 관계상 정리하도록 하겠다"며 팽현숙을 안아 올려 한 발짝 물러났다. 팽현숙은 남편에게 끌려가면서도 "저한테는 이 상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여러분 꿈을 잃지 말고 포기하면 안 된다. 꿈을 가지라"고 외쳤다. 이어 최양락도 "KBS 만세"를 외치며, 뒤늦게 자신의 아내를 알아봐준 KBS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김태진의 수상 소감이 이어졌다. '연예가중계'로 오랜 시간 활동해온 김태진은 최근 퀴즈 게임쇼 '잼라이브'로 사랑받으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방송 활동을 하면서 처음으로 거머쥔 연예대상 트로피를 바라보며 김태진은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매년 저도 연예대상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 저는 늘 복도에서 수상자들을 인터뷰하기 위해서 3~4시간 기다렸어요. 복도에 있으면 춥고 캄캄합니다. 그런데 그 춥고 캄캄한 게 제 방송 인생인 것 같아서 집에 가는 길이 쓸쓸했었습니다." 이제서야 캄캄한 복도가 아닌 밝은 무대 위에 선 김태진이 더욱 빛나보이던 순간이었다.

김태진은 "왜 내 노력을 세상이 몰라주나 탓하던 제 자신을 반성한다"며 '연예가중계'와 '잼라이브' 제작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순간 김태진도 눈물을 보였다. 덤덤하게 마무리하는 듯 했던 김태진은 신현준을 향한 고마움을 전하며 울먹였다. 그는 "올해 자존감이 바닥을 쳐서 너무 힘들고 다른 일을 해야 될까 생각했을 때 매일 전화로 위로를 해주신 신현준 씨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태진은 "앞으로도 성실함이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오랜 시간 동안 크고 작은 프로그램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하면서 드디어 빛을 보게 된 김태진다운 말이었다. 이에 그의 진솔한 말은 더욱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