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가 그룹 더 이스트라이트의 전(前) 멤버 이석철, 이승현의 폭행 피해 주장을 상세히 반박했다. 같은 그룹 멤버였던 정사강과 이은성까지 두 멤버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하며, 가해자로 지목된 프로듀서 문 씨, 폭행 방조 혐의를 받고 있는 김창환 회장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석철, 이승현 형제의 폭행 사건과 관련한 미디어라인 측의 반박 기자회견이 26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열렸다.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 이정현 대표, 더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 정사강, 이은성이 참석했다.

이날 김창환 회장이 먼저 나와 인사를 했다. 폭행 방조 혐의를 받고 있는 그는 "지난 2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성실하게 경찰 조사에 임했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어 반박 기자회견을 열게된 이유에 대해 "미성년자를 내세운 일방적인 기자회견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에 경도돼 여론에 따라가는 편파 수사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최근 문 씨는 서초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창환 회장 또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김창환 회장과 미디어라인은 그간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증거 자료를 공개하며 이석철 이승현 형제의 주장에 반박했다. 먼저 이정현 대표는 지난 4년 간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해왔다는 이석철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했다. 최근까지도 멤버들이 프로듀서 문 씨와 행복하게 지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사진, 영상 자료가 공개됐다.

이석철 이승현 형제의 부모에게 폭행 피해 사실을 숨겼다는 주장도 부인했다. 이정현 대표는 "문 씨가 체벌 후 멤버 부모들에게 상처를 치료해주라고 연락한 적도 있다고 한다"며 "문제를 많이 일으킨 이승현의 아버지와 회사는 수시로 연락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석철, 이승현의 아버지가 문 씨의 체벌을 몰랐을 리 없다는 게 미디어라인의 주장이다. 특히 이정현 대표는 "승현의 아버지가 엄청 사과하면서 '때려서라도 사람을 만들어주세요'라고 말씀하신 게 정확히 기억난다"는 미디어라인 전(前) 직원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미디어라인은 김창환 회장의 폭행 방조 혐의에 대해서 강력하게 부인했다. 김창환 회장은 2017년 6월 13일 문 씨의 체벌을 처음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체벌 사실을 인지한 김창환 회장은 문 씨를 문책했고, 재발 방지를 위해 여러차례 교육을 진행했다는 것. 오히려 미디어라인은 최근 진행한 고려대학교 법의학연구소의 감정 결과를 공개하며 "문 씨로부터 체벌을 받은 이승현이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로부터 새벽까지 추가 체벌을 받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라인은 "승현이가 말썽을 부리고 나서 집에 갔는데, 아버지가 화가 나서 새벽 4시까지 골프채로 때렸다는 말을 석철이 형에게 들었다'는 정사강과 이은성의 말을 인용해 주장을 뒷받침했다.

미디어라인은 문 씨, 김창환 회장, 이정현 대표 등에게 믿고 맡기겠다는 태도로 일관하던 이석철, 이승현의 아버지가 2017년 8월 13일 태도를 갑작스럽게 바꿨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폭행 재발 방지 약속을 어기고 문 씨로부터 지속적으로 폭행당해왔다는 이석철 이승현 형제의 주장에 대해서도 "체벌이나 가혹행위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부인했다.

특히 이정현 대표는 "저희는 애들이 유일한 자산인데, 애들의 신상에 문제 생기면 저희 사업 접어야 한다. 그런데 어느 누가 애들의 폭행을 교사하고 방조하겠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와 더불어 해당 사건이 알려진 지 며칠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석철 부자가 아무도 없는 회사에 들어와, 회사 소유의 전자드럼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이 모습이 담긴 CCTV를 공개한 이정현 대표는 "이석철 부자를 절도죄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사강과 이은성은 미디어라인의 주장에 힘을 보태기 위해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했다. 정사강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해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고자 기자회견에 참석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은성은 "증거를 제시하기 전까지는 한 쪽의 의견에 치중해서 생각하고 다른 쪽을 비판하시는 것 같아 속상하다. 소중한 분들이 대중에게 나쁜 사람이 돼있다는 게 슬프고 안타까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은성은 김창환 회장을 '아버지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문 씨에 대한 두 사람의 애정도 남달랐다. 그만큼 문 씨의 폭행 사실에 대해서도 정사강과 이은성은 이석철 이승현 형제와 전혀 다른 주장을 내놨다. 이은성은 "연습생 시절에 체벌 당했던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들이 말했던 것처럼 몇십대씩 맞지 않았고, 감금 폭행을 당한 적도 없었다. 학교에서 예전에 혼날 때처럼 손바닥 정도 맞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석철이 앞선 기자회견에서 이은성이 문 씨로부터 맞아 머리에 피를 흘렸다고 폭로한 일에 대해서도 이은성은 "우연이라고 볼 수 있다. 다들 혼나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웃음이 잠깐 터졌고, PD님이 왜 웃냐면서 머리를 탁 쳤는데 갑자기 피가 나더라. 정말 아프지 않았는데 피가나서 저도 깜짝 놀랐다"고 해명했다. 오히려 이은성과 정사강은 문 씨를 감쌌다.

갑작스러운 이석철의 기자회견에 대해 배신감을 느꼈다는 이은성은 "이석철이 기자 회견을 통해서 멤버들의 대표로 나와 고발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랑 단 한 마디 상의도 한 적이 없으면서 대표로 나왔다는 게 조금 화가 났다"고 이야기했다. 정사강 또한 "이석철, 이승현도 김창환 회장님을 잘 따랐다. 그런데 한순간에 돌아서서 분위기를 장악해버리니까 많이 참담했다. 지금도 억울하고 화가 난다"며 이석철, 이승현에 대한 배신감을 드러냈다.

여전히 같은 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멤버들. 이은성은 "학교를 같이 다니다보니까 마주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석철, 이승현은 저희를 만나기 꺼려하고, 나를 보면 피하더라"고 말했다. 끝으로 정사강 또한 "저희는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무서운 것도 없고, 마음에 찔리는 것도 없다. 그들이 우리를 피하는 걸 보고 그들도 (진실을) 알고 있다는 걸 생각하게 됐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지난 10월 19일 이석철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소속사 프로듀서 문 씨로부터 4년 간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석철의 친동생인 이승현을 포함해 일부 멤버들의 폭행 피해를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라인 측은 "1년 4개월 전 더 이스트라이트 담당 프로듀서가 멤버들을 지도 교육하는 과정에서 폭행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처음 인지했고, 이후 멤버들 부모와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했다"며 더 이스트라이트의 폭행 피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석철, 이승현은 프로듀서 문 씨를 비롯해 김창환 회장, 이정현 대표, 미디어라인 법인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 조사 끝에 문 씨는 지난 15일 구속영장이 집행돼 서초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으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창환 회장과 미디어라인 법인은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됐고, 이정현 대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