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그룹 더 이스트라이트 폭행 사건을 두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치열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석철, 이승현 형제의 폭행 사건과 관련한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측의 반박 기자회견이 26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열렸다.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 이정현 대표, 더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 정사강, 이은성이 참석했다.

이날 미디어라인은 이석철의 주장을 상세히 반박했고, 정사강, 이은성은 이석철, 이승현에 대한 배신감을 내비쳤다. 이로써 최초 폭로를 한 더 이스트라이트 전(前) 멤버 이석철, 이승현 측과 같은 그룹 멤버였던 정사강, 이은성, 그리고 소속사의 첨예한 대립이 확인됐다.

쟁점1. 폭행 피해·가혹행위 사례: "기타줄로 목 졸랐다" VS "본인이 목에 감고 장난친 것"

이석철은 지난 10월 기자회견에서 4년 간 상습적으로 프로듀서 문 씨로부터 폭행을 당해왔다고 주장했다. 피해 사례 중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기타 케이블로 인한 가혹행위였다. 이석철 측은 당시 "2016년 8월 경 미디어라인 사옥 5층 녹음실에서 데뷔곡을 연습할 때, 문 씨가 이석철의 목에 기타줄을 감은 뒤 틀릴 때마다 줄을 잡아당겨 목을 수십차례 졸랐다"고 폭로했다.

반면 이은성은 당시 현장에 있었다며 가혹행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영화 '위플래시'를 보고 우진이 석철에게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석철이 자신의 목에 기타 케이블을 감더니 다른 사람들에게 당겨보라고 했고, 같이 연습을 하던 문PD님이 가볍게 줄을 당겼다. 목에 압박이 가할 정도가 전혀 아니었고, 모두가 즐겁게 웃으면서 장난을 치던 시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이 즐겁던 순간이 지옥의 연습 시간처럼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이석철이 주장한 여러 피해 사례에 대해서도 미디어라인과 정사강, 이은성은 전혀 다른 입장을 내놨다.

이석철은 "동생 이승현이 스튜디오에 감금돼 폭행을 당했고, 아래층에 있던 멤버 전원이 이승현의 비명 소리를 들으며 공포에 질려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은성은 "연습생 시절에 체벌 당했던 적이 있긴 하지만, 감금 폭행을 당한 적도 없고, 손바닥을 맞는 정도였다"고 반박했다.

쟁점2. 김창환 회장, 더 이스트라이트의 폭행 피해 언제 인지했나

두 번째 쟁점은 김창환 회장의 폭행 방조 혐의에 관한 양 측의 의견이 다르다는 점이다. 가장 입장이 다른 부분은 김창환 회장이 더 이스트라이트 폭행 사실을 인지한 시기다. 이승현은 지난해 6월 13일 미디어라인 5층 스튜디오에서 문 씨로부터 감금 폭행을 당했고, 김창환 회장은 머리채가 잡혀 있는 자신을 보고도 "살살해라"며 묵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승현의 주장에 따르면 김창환 회장은 폭행 사건을 인지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다.

이 날에 대한 김창환 회장의 기억은 다르다. 소속사 이정현 대표는 "당시 김창환 회장이 5층이 시끄럽길래 올라가 보니 복도에 둘(문 씨와 이승현)이 나와 있었다고 한다. 다음날 스케줄이 많으니 적당히 하고 마무리하라는 뜻에서 한 말"이라며 머리채가 잡혀 있는 이승현을 김창환 회장이 목격한 일은 없다고 반박했다. 김창환 회장은 이 때까지도 폭행 피해를 인지하지 못 했고, 다음 날 새벽이 돼서야 이승현이 문 씨로부터 체벌을 당했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게 미디어라인의 설명이다. 오히려 미디어라인은 "이석철의 아버지가 이 사건 직후 문 씨를 만나 안아주고 달래줬다"며 "이승현에 대해 사과하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이석철 이승현 형제는 지난 2016년 8월 데뷔곡을 연습할 때 연주를 잘 못한다는 이유로 김창환 회장이 문 씨에게 "이 XX들 대가리를 구멍 내서라도 만들어놔라"고 폭행 및 상해를 교사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창환 회장은 폭행 방조 및 상해 교사 혐의에 대해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 정사강과 이은성은 문 씨에 대해 "좋은 형이자 선생님", 김창환 회장에 대해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표현하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쟁점3. 폭행 사건 재발 방지 위한 미디어라인의 노력 유무

이석철 이승현 형제는 폭행 사건이 발생한 뒤 미디어라인으로부터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았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형제는 "문 씨의 크고 작은 폭행, 욕설, 가혹행위는 지속됐으며, 일선에서 물러났던 문 씨가 지난 10월 복귀하며 멤버들이 공포에 떨었다"며 미디어라인의 폭행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디어라인은 "사건 발생 후 문 씨와 멤버들의 불필요한 만남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 관리를 했다. 매니저를 추가로 채용해서 관리했을 정도"라고 반박했다. 더불어 문 씨의 근로소득원천징수증을 공개하며 문 씨는 지난 1월 14일자로 퇴사 조치됐다가 3월 1일자로 복귀한 뒤, 지난 10월 다시 회사를 그만뒀다고 해명했다. 이에 문 씨의 복귀 시점에 대해서도 양 측의 주장이 판이하게 다르다.

쟁점4. 이승현의 더 이스트라이트 제외 사유

해당 사건이 알려지기 며칠 전, 이승현은 더 이스트라이트에서 제외됐다. 이와 관련해 이석철 이승현 측은 "지난 10월 4일 이승현이 복귀한 문 씨에게 정식으로 항의하고, 또 김창환에게 문 씨의 복귀에 대해 항의하자 김창환이 이승현에게 밴드에게 나가라고 해 이승현은 더 이스트라이트에서 퇴출된 상태"라고 이야기했다.

미디어라인의 입장은 역시 달랐다. 이승현이 더 이스트라이트에서 제외된 사유는 이승현의 태도 때문이라고 밝힌 것. 미디어라인은 "김창환 회장이 악기 라인 멤버 3명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김창환 회장에게 대드는 상황까지 발생, 더 이상은 감당할 수 없겠다는 판단에서 이승현을 멤버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선을 그었다. 정사강 또한 "이승현이 평소 방송 스케줄을 어긴다던가, 저희가 정한 규율을 어겼고, 어른들께 보기 힘들 정도로 대드는 것도 목격한 바 있다"고 털어놨다.

한편, 지난 10월 이석철, 이승현은 프로듀서 문 씨를 비롯해 김창환 회장, 이정현 대표, 미디어라인 법인을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 조사 끝에 문 씨는 지난 15일 구속영장이 집행돼 서초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으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김창환 회장과 미디어라인 법인은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됐고, 이정현 대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