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이렇게 되면 방송이 독이 될 수도 있어요". '백종원의 골목식당' 청파동 냉면집이 갑작스러운 맛 변화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26일 밤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서는 청파동 하숙 골목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졌다.

청파동 하숙 골목의 냉면집은 '골목식당' 청파동 편의 기대주였다. 청파동 첫 방송에서 냉면집 사장이 함흥냉면만 판 43년 경력을 인정받았기 때문. 백종원은 청파동 냉면집의 함흥냉면을 맛본 뒤 "방송에 내보내기 아까울 정도"라며 극찬을 쏟아낸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골목식당'에서 청파동 냉면집에 대한 제작진의 평가는 백종원과 엇갈렸다. 제작진은 나란히 냉면과 갈비탕 등을 맛본 뒤 "냉면 맛이 갈비탕을 없애고 장사할 정도는 아니"라고 조심스레 조언했다.

겨울에 사람이 찾지 않는 메뉴임에도 불구하고 청파동 냉면집만큼은 겨울에도 갈비탕이 아닌 냉면을 팔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백종원이었기에 제작진의 평가에 당황했다. 결국 백종원은 다시 청파동 냉면집에 들어가 두 번째 시식을 진행했다.

때 아닌 백종원의 방문에 청파동 사장 부부는 긴장했다. 긴장감이 감돈 가운데 백종원은 청파동 냉면집의 비빔냉면과 갈비탕 시식을 마쳤다. 그는 비빔냉면의 회무침을 카메라에 들어 보이며 "봐라 신선하지 않냐"며 알 수 없는 평가를 내뱉었다.



이윽고 백종원은 청파동 냉면집 사장에게 "사장님 잠깐만 나와 달라. 저랑 하실 얘기 있지 않냐"고 운을 뗀 뒤 "회무침 언제 하신 거냐"고 물었다. 청파동 사장은 "만든 지 얼마 안 된다"고 답했다.

알고 보니 첫 번째 시식에서는 회무침이 충분히 숙성돼 있던 반면, 두 번째 시식에서는 그 사이 사람들이 몰려 재료가 소진되자 회무침을 급하게 만들어 사용했던 것. 맛에 큰 이상은 없었으나 함흥냉면 특유의 감칠맛 강한 회무침을 보여주기엔 실패했던 것이다.

백종원은 "이렇게 되면 방송 나가는 게 독이 된다. 이렇게 될 거면"이라며 청파동 냉면집의 맛이 변해버린 것에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 집의 매력은 그거로 가는 게 좋다"며 "제가 전에 먹었던 그 맛으로 돌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백종원의 재평가를 지켜보던 김성주는 "모르긴 몰라도 청파동 냉면집 사장님이 자존심이 많이 상하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남다른 경력과 그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찼던 청파동 냉면집이기에 깐깐한 백종원이 "20년만 젊었으면 무릎 꿇고 배우고 싶을 정도"라고 했던 터. 청파동 냉면집이 첫 번째 시식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까. '골목식당' 속 진짜 맛집의 도전에 이목이 쏠렸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