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뮤지컬 배우 손승원과 정휘가 무면허 음주운전 후 뺑소니와 음주운전 방조죄로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어느 하나 혐의가 가볍지 않다.

26일 오전, 손승원이 이날 새벽 서울 강남구 청담동 모처에서 추돌 교통사고를 낸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사건 경위는 다음과 같다. 이날 새벽 4시 20분께 손승원이 부친 소유의 벤츠를 몰다가 교통사고를 냈다. 사고 당시 손승원은 혈중 알코올 농도 0.206%의 음주 만취 사태였다. 9월 음주운전이 적발돼 지난달 18일 자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에서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낸 것이었다. 더욱이 손승원은 사고 이후 현장에서 150m가량을 도주했고, 주변에 있던 택시의 추격 속에 청담동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검거됐다.

이번 사고로 추돌된 피해 차량의 운전자와 손승원의 차량 동승자 1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기도 했다. 정휘는 논란이 커지자 개인 SNS에 장문의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며 "손승원 배우의 음주운전 사고 당시 뒷좌석에 동승해 있던 20대 남성이 저였다"고 고백했다.

촉망받던 뮤지컬 배우 2명이 음주운전 사고에 휘말린 상황.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최근 배우 박해미 남편인 공연기획자 황민의 음주운전 사고를 비롯해 다양한 음주운전 사고가 횡행해 시민들의 경각심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

18일부터는 이른바 '윤창호 법'으로 불리며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개정안' 및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손승원은 동종 전과까지 있고, 사고 현장에서 도주하려 했다는 점에서 강한 비판을 샀다.

정휘 역시 혐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기본적으로 사과문에서 "같이 술을 먹은 후 대리기사를 부르겠다고 해서 차에 탑승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운전을 해서 저 역시 많이 당황했다. 그 후 음주운전을 더 강하게 말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던 정휘의 해명에 설득력이 부족했다. 손승원이 사고 직후 도주하려던 의혹까지 받고 있는 만큼 동승자로서 더욱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한 것에도 강한 비판이 제기됐다.

판례에 따르면 동승자가 음주운전을 부추기지 않았더라도, 음주운전 사실을 알고 조수석에 동승한 행위 만으로도 음주운전 방조 행위로 평가해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윤창호 법'이 시행 중인 만큼 음주운전 관련 혐의들에서도 더욱 강력한 처벌이 기정 사실화된 터. 정희의 음주운전 방조죄에 대해서도 혐의 인정과 더불어 벌금형 이상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손승원과 정휘 모두 뮤지컬 '랭보'(연출 성종완)에 출연 중이었다. 손승원과 정휘는 '랭보'에서 각각 타이틀 롤 랭보와 그의 친구 들라에 역을 맡고 있었다. 두 배우가 물의를 빚고 공연에서 하차함에 따라 '랭보'는 졸지에 배우를 잃었다.

심지어 정휘는 당장 27일, 손승원은 30일 공연을 앞두고 있었다. '랭보'의 제작사 라이브와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측은 당장 27일 정휘로 예정됐던 공연에는 배우 이용규가 대신 무대에 오른다고 밝혔다. 향후 손승원 회차 캐스팅은 전면 취소돼 전액 환불 절차에 돌입했다. 정휘의 남은 캐스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논의 중이다. 정휘는 또 다른 출연작 뮤지컬 '풍월주'(연출 이재준)에서도 하차했다.

물론 하차로 모든 게 끝난 것은 아니다. 더욱 준엄한 사법 심판이 남았다. 경찰은 손승원을 석방했으나 동종 전과와 현장에서 도주하려 했던 점을 고려해 사전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정휘에 대한 조사도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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