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풀릴 듯 풀리지 않는 기묘한 미스터리로 시청자들을 안달 나게 만들고 있다.

tvN 주말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극본 송재정·연출 안길호)이 지난 23일 방송된 8회를 기점으로 반환점을 돌았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 유진우(현빈)가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방문하고, 정희주(박신혜)가 운영하는 오래된 호스텔에 묵게 되면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AR게임을 주요 소재로 다룬 작품은 게임에 대한 진입 장벽 탓에 방송 시작 전 우려를 낳기도 했다. 실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는 NPC, 퀘스트, 버퍼링 등 드라마에선 생소할 수 있는 게임 관련 용어들이 다수 등장한다. 여기에 정세주(찬열)의 미스터리한 행방, 차형석(박훈)의 기묘한 죽음, 게임 자동 로그인 등 예측할 수 없는 전개는 작품을 보고 있음에도 의문만 쌓여가게 한다.

그러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속 쌓여가는 의문점들은 답답함 대신 궁금증을 유발한다. 아직 설명되지 않은 것들을 계속해서 유추하고, 지켜보며 기다릴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탄탄한 세계관을 구축한 송재정 작가를 향한 믿음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일 터다.


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 ‘W’ 등을 집필한 송재정 작가는 그간 특별한 상상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아왔다. 이번 작품에서 역시 그는 AR게임이라는 낯선 소재에 대한 우려를 지우고, 현실과 게임을 조화롭게 넘나들고 있다. 게임 속 결투의 결과가 현실로 이어지면서 기묘한 미스터리로 이야기가 확장되고, 차형석이 게임 캐릭터로 되살아나는 반전 역시 긴장감과 몰입감을 배가시키는 데 큰 몫을 했다.

극적인 서스펜스뿐만 아니라 서서히 진행 중인 유진우와 정희주의 로맨스도 극에 풍성함을 더하고 있다. 극 초반 두 사람은 호스텔 손님과 주인으로의 첫 만남 이후, 게임을 사려는 투자자와 아무것도 모르는 게임 권리 소유자로 얽혀 차곡차곡 연을 쌓아가 미소를 유발했다. 또 유진우가 게임 탓에 악몽에 시달린 이후 두 사람의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지면서는 또 다른 재미를 안기고 있다. 특히 정희주가 게임 속 차형석을 막아줄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설정은 애틋한 분위기까지 자아냈다.

이처럼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감각적 연출, 배우들의 열연까지 조화를 이루면서 극은 기대 이상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작품은 지난 8회 시청률 8.5%(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또 TV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12월 셋째 주 드라마 화제성에서 2위에 오르는 등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았다.

앞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측은 오늘(29일) 방송될 9회부터 게임의 미스터리를 해결하기 위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어느덧 절반을 달려온 작품이 앞으로 풀어놓을 이야기는 얼마나 더 흥미진진할까. 남은 8회 방송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