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SBS 연예대상'에서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대상을 수상하는 큰 이변이 일어나면서 SBS 예능 콘텐츠가 지닌 한계점이 드러났다.

지난 28일 열린 '2018 SBS 연예대상'(이하 'SBS 연예대상')에서 이승기가 대상으로 호명됐다. 그는 강호동, 김구라, 김병만, 백종원, 유재석, 신동엽 등 내로라하는 예능인들을 제치고 영예의 대상을 거머쥐었다.

무대에 오른 이승기는 수상자인 본인 조차도 당황하고 놀란 기색이 역력한 표정이었다. 쟁쟁한 예능인들을 꺾고 대상의 주인공이 된 이승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수상임을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수상 소감 중 "대상의 무게" "제 능력으로 받은 상이 아님을 알고 있다" 등의 말로 민망한 상황을 무마하려는 모습을 엿보였다.

이승기의 'SBS 연예대상'의 대상 수상 이후 대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군 제대 후 '집사부일체'로 복귀한지 1년 만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그의 노력의 결과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이승기에게 대상을 안길 만큼 공헌도가 크지 않기 때문에 납득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혼재하며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이승기의 대상 수상은 상당히 큰 이변이었다. 그가 '집사부일체'로 무난한 복귀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낸 것은 아니기에 대상에 대한 기대치는 낮았다. 오히려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매 회 이슈를 만들어내는 '미운 우리 새끼'나 압도적인 화제성을 자랑하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 등에서 활약하는 후보들의 대상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지난해 '2017 SBS 연예대상'은 '미운 우리 새끼'의 '모벤져스' 어머니 군단이 대상을 받았기에 2년 연속 수상은 힘들었을 상황이었다. 또 비예능인이지만 '골목식당' 인기의 큰 공을 세우고 있는 백종원의 경우 가장 강력한 대상 후보로 예상됐지만 여러 차례 고사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던 터라 SBS에서도 대상의 주인공을 선정하는데 어려움이 컸을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SBS에서 지난해 12월 새롭게 론칭한 '집사부일체'가 1년 새 최불암, 차인표, 가수 이선희, 손예진, 이순재 등 국내 손꼽히는 유명인들을 게스트로 출연하며 10% 정도의 시청률과 적당한 화제를 불러모으며 안정세에 접어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집사부일체'가 지금의 궤도에 오르기까지 이승기가 홀로 끌고 간 것이 아니기에 대상이란 큰 상에 대한 대중의 납득이 쉽게 이어지지 않는 것이다.

이는 동시에 SBS 예능의 한계 역시 보여준다.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키우기보다 '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2 - 너는 내 운명' 등과 같은 가족 예능에서 벗어나지 못하거나 '런닝맨' '정글의 법칙' 등과 같은 오랜 장수 콘텐츠를 더욱 업그레이드 시키지 못하는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집사부일체'의 이승기가 대상을 수상하고 이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대상'이란 그 누가 받았다고 해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이승기의 대상 수상으로 인해 오랜 공과 노력의 결실인 '대상'의 영예가 실추될 만큼 의아한 결과를 자아낸 SBS 예능의 한계가 그저 아쉬울 따름이다.

[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