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사람이 좋다'에서 국악인 김덕수의 삶이 그려졌다.

1일 저녁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사람이 좋다'는 김덕수 편으로 꾸며졌다.

5세부터 남사당패 활동을 시작해 사물놀이를 창시한 거장 김덕수. 그는 60여 년의 시간 동안 공연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 사이 가족들과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 했다는 김덕수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덕수의 큰 아들 김용훈은 "몇 점짜리 아빠였냐고 물으면 20~30점이고, 몇 점짜리 아티스트냐고 물으면 100점"이라고 아버지 김덕수에 대해 말할 정도였다.

김덕수는 재일교포2세인 아내 김리혜 씨를 사물놀이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일본에 갔다가 만났다. 김덕수는 "프로그램 미팅 겸 공연 연습 과정을 확인하러 도쿄에 갔다가 처음 봤다. 말도 안 해봤는데 내 임자가 저기 앉아 있더라. 그날부터 잘 보이기 위해서 성의를 보였다"고 아내와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김리혜 씨는 "당시 남편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물놀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할 때라 이름도 없었다. 왜 결혼했냐고 묻는 사람이 많았는데, 흙이 묻은 감자 같은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그게 매력이었다"고 남편에 대해 말했다. 더불어 김리혜 씨는 "한국에 와서 한국말, 관습 등 아무것도 몰랐다. 무조건 이 사람 생활방식에 맞춰야겠다고 생각해서 따랐는데, 5, 6년 지나고 나서야 내 남편이 특별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고 이야기했다.

결혼 전 일본에서 잡지사 기자로 활동했던 김리혜 씨는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와서 한국 전통 문화에 가까워졌다. 재일교포 2세로서는 처음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살풀이춤, 승무를 이수했다.

김덕수의 끼를 이어받은 사람은 아들 김용훈이다. 김용훈은 래퍼 수파사이즈다. 현재 인터넷 VJ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김용훈은 사물놀이 거장 아버지에 대해 "아버지와 같은 길을 왜 안 가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저라는 사람을 보기 전에 아빠 이야기를 먼저 꺼내니까 20대 초반에는 아빠 이야기하는 걸 병적으로 싫어했다. 그때 같았다면 이런 인터뷰도 안 했을 거다. 이제는 저도 나이를 먹어서 조금 변하지 않았나 싶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사물놀이에 매진할수록 가족들과 함께 할 시간이 없었다는 김덕수는 "밖에서 공연하는 게 내 직업이라는 걸 가족들이 인정한 거다. 아름다운 시간을 아이들과 가족들이 함께 못 했다는 게 사실은 제 불행이다. 어쩔 수 없는 예인의 운명 같은 것"이라고 씁쓸하게 말했다.

이런 김덕수를 달라지게 한 사람은 다름 아닌 어린 손자다. 김덕수는 어린 손자를 맞이하기 위해 수염을 다듬고, 아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제는 가족들과의 시간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는 김덕수. 그는 자신이 창시한 사물놀이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정리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평생 해왔던 것의 정리다. 그냥 남기기 위한 정리가 아니고, 사람들이 유용하게 현실 세계에 맞춰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신념을 내비쳤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