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대한민국 대표 석학 도올 김용옥과 청춘배우 유아인이 '도올아인 오방간다'으로 세상과 소통에 나선다.

KBS1 새 교양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 제작발표회가 3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위치한 타임스퀘어 5층 아모리스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서는 도올 김용옥과 배우 유아인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도올아인 오방간다'는 도올 김용옥과 배우 유아인이 우리나라 근현대사 100년을 재조명하며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고 세대를 뛰어넘으며 소통하고 교감하는 신개념 하이브리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 시대의 스승, 도올 김용옥과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자신을 표현하는 배우 유아인이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뭉쳤다. 접점 하나 없어 보이는 두 사람의 연결 고리는 세상을 향한 물음이었다. 늘 깊이 고민하며 세상과 소통하기를 원하는 유아인이 자신의 고민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철학가이자 사상가인 도올 김용옥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유아인은 생애 첫 TV쇼로 '도올아인 오방간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배우로 활동하면서 고민이 많은 순간을 보내고 있던 찰나였다. 배우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고민의 과정 속에서 도올 선생님을 뵙게 됐었다"면서 "선생님께서 특별한 제안을 주셨다. 뭔가 명확하지 않지만, TV 프로그램을 통해서 저에게 큰 사랑을 보내주셨던 대중에게 보다 인간적인 역할을 통해서 함께 의미를 찾고 구하는 과정을 밟고 싶다는 생각에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영역에서 다른 삶을 살아온 도올 김용옥과 유아인의 조합은 신선하지만, 쉽게 와 닿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유아인은 "도올 김용옥 선생님께서 굉장히 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저는 젊은 세대 입장에서 이 이야기가 젊은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보다 일상적인 목소리로 선생님의 고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아인은 "선생님과 합이 시원하게 맞을 수는 없다. 선생님께서 작년에 고희를 지내셨다. 그 정도의 어르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본 적이 없더라. 그 순간을 감지하는 것이 제 인생에 시사하는 바가 컸던 것 같다. 불편한 격식을 벗어버리고 함께 소통하는 자체가 특별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선생님과 함께 호흡을 맞춰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실험적이고 그 실험적인 과정이 여러분에게 가치 있게 전달될 것 같다. 한 명의 개인으로서 우리가 어떻게 존재할 것인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가라는 다양한 생각을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도올 김용옥은 유아인과의 호흡에 대해 "첫 회는 일반적인 도입 부분으로서 삼았기 때문에 특정한 주제 없이 한 세기 동안의 많은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두 사람의 호흡이 어떤 테마를 중심으로 착착 맞아 들어가지는 않았다. 민요가락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오방신이라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에 그 틈을 메워줬다"고 했다.

이어 도올 김용옥은 "유아인은 아주 일관되게 실존적 의미를 묻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역사 지식이 안 통한다. 아주 집요하게 실존에 대해 묻는데 아주 고맙다. 뭔가 나를 의미 있게 만드려고 노력한다. 나로서는 엄청 고마운 일이다"라고 했다. 이어 도올 김용옥은 "연예계라는 것이 인기를 가지고 측정이 되지 않나. 서양에서는 사회에 의미를 던져주는 무게감 있는 배우들이 있다. 우리도 이제 그런 단계로 뛰어넘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유아인이라는 존재가 연예계를 대표해서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유아인 역시 "선생님이 무대에 서서 칠판을 뒤에 두고 어떤 대상들을 향해 이 목소리를 갈아대며 외쳐 오셨다. 그 안에 한 인간의 어떤 의지가 담겼나 제 눈으로 봤을 때 선생님의 마음이 느껴지더라"면서 "본인의 사상을 전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한 사람으로서 이 시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순수하게 느껴졌다. 저 정도의 강렬한 순수함, 열정이라면 따라가고 싶게끔 만드는 뜨거움이 있었다"고 도올 김용옥을 향한 경의를 표했다.

도올 김용옥과 유아인은 출연뿐 아니라 기획과 연출에도 참여한다. 무대 디자인은 물론 내용 구성, 편집까지 전 제작 과정에 참여해 두 사람의 아이디어와 개성을 발휘할 예정이다.

특히 유아인은 평소 함께 작업을 해왔던 아티스트들과 함께 프로그램 티저부터 포스터 등의 작업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유아인은 이에 대해 "전문적인 영역을 담당해 주시고 있다. 아티스트 그룹의 친구들과 함께 작업하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그런 것들이 불필요한 부분이라고 느낄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젊은 세대들에게 전달력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한 유아인은 "구성적인 측면에서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제작진과 회의하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발전시키고 있다"고 했다. 프로그램의 타이틀도 유아인의 제안으로 완성됐다.

유아인은 "공영방송 KBS1에서 상업적 목적을 덜어내고 보다 더 우리가 공영의 목적을 적극적으로 살리면서 시간을 보내겠다. 물론 이 시간들이 저에게 배우로서 이득을 주지는 않지만, 저에게 시간을 가지는 이득을 보고 잇다. 그 시간이 여러분에게도 재미가 됐건 이득이 됐건 보다 의미 있는 순간으로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라는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유아인은 "저는 그다지 젊은 이들을 대변할 권능이 없다. 저 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일 뿐이다. 그냥 제 솔직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제 삶 속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나갈 것인가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여러분에게 친숙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도올 김용옥과 유아인이라는 생소한 조합이 대중에게 어떠한 인상을 남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5일 저녁 8시 첫 방송.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