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영화 ‘알리타:배틀 엔젤’(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 배급 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이하 ‘알리타’)은 키시로 유키토의 만화 ‘총몽’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을 본 이들이라면 ‘알리타’을 통해 원작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알리타’는 26세기 고철 더미 속 모든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알리타(로사 살라자르)가 마음 따뜻한 의사 이도(크리스토프 왈츠)의 보살핌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가운데, 도시를 지배하는 악랄한 세력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그간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의 흥행 성적이 좋지 못했다.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은 원작을 너무 파괴한 탓에, 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셀’은 애니메이션 원작을 너무 흉내만 낸 채 영화가 담고 있는 철학을 표현하지 못한 탓이 컸다.

그러나 ‘알리타’는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 중 일부를 결합해 원작의 이야기 구조와는 다르게 간다. 원작에서 ‘알리타’와 유고의 에피소드와 모터볼 경기 에피소드를 하나로 섞어 좀 더 빠르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여기에 원작에서 도그 마스터와 자팡의 이야기는 과감히 드러내 알리타와 자팡의 대립 관계를 관객이 집중하게 했다.

특히 ‘알리타’는 원작의 이야기를 영화에 녹여내면서도 ‘인간이란 과연 무엇으로 정의해야 하는지’ ‘인연과 인연이 만들어내는 업’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덜어냈다. 되려 CG 기술을 통한 화려한 볼거리에 집중을 해 오락 영화로서의 기능에 집중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을 보지 않은 이들이라고 하더라도 ‘알리타’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기에 충분하다.

원작을 보지 않아도 좋지만 원작을 보고 난다면 ‘알리타’의 재미가 더 배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 ‘알리타’는 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제작을 맡고 영화 ‘신시티’ ‘스파이 키드’ 등을 CG 사용이 많았던 영화를 연출한 경험이 풍부한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그 덕분에 원작에서 봤던 장면, 혹은 원작이 주는 분위기를 영화를 통해 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원작 캐릭터들과 싱크로율도 높은 편이다.

‘알리타’의 원작은 2000년대로 넘어오면서 인기가 떨어지긴 했지만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SF물의 한 장르로 각광 받았던 사이버 펑크 장르를 배경으로 한다. 이런 세계관을 반영한 ‘알리타’는 디스토피아 분위기를 담고 있다. 특히 원작이 담아낸 그로테스크함을 엿볼 수 있다. 뇌를 제외한 대다수의 신체가 기계로 대체된 사이보그 들의 모습이나 밤거리의 어두운 분위기, 해체된 인간의 모습까지 원작에서 느끼는 기괴한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무엇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알리타의 액션 장면 일부는 원작 만화의 장면을 그대로 차용해 원작 팬들의 만족감을 높여준다. 골목길 액션 장면은 원작과 애니메이션의 장면을 혼합해 재현을 했다. 또한 지하 세계에서 보여준 그루위시카와의 액션 장면 역시도 원작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포인트다. 알리타가 사용하는 기갑술 등 액션 장면은 진보된 CG 기술로 인해 한층 더 화려하고 박력이 넘친다. 여기에 속도감까지 더해 관객의 몰입감을 높인다.

CG로 표현된 알리타의 모습은 흠잡을 곳이 없다. 이드가 딸을 위해 제작한 바디부터 버서커 바디까지 아름답게 표현됐다. 논란이 됐던 알리타의 눈 크기 역시 영화를 보는데 있어서 큰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알리타: 배틀 엔젤’을 볼 생각이라면 역대급 3D 기술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4DX나 IMAX 3D로 보기를 추천한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영화 ‘알리타: 배틀엔젤’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