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캐슬'을 촬영하는 5개월여 동안 찬희는 황우주와 닮아갔다. 자신을 찾아가며 연기할 수 있었던 'SKY캐슬'은 그에게 축복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SKY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 드라마. 찬희는 극 중 조기교육, 사교육 없이도 명문 신아 고등학교에 수석 입학한 우등생 황우주 역을 맡았다.

찬희는 오디션 당시를 떠올리면서도 행복한 감정을 드러냈다. 가수 활동 중 기쁘게 보게 된 오디션은 그 자체로 그에게 행복이었다고. 찬희는 "열심히 준비했다. 1차 오디션 때 차서준, 차기준, 황우주 역할을 함께 준비하게 됐다. 세 명 다 너무 특색 있고 매력 있었다"며 "독서토론회 신 장면 일부를 오디션 현장에서 받았다. 대사도 길어서 어려웠다. 근데 감독님께서 잘 봐주셨다. 운이 좋았던 거다"라고 웃었다.

"감독님께서 특유의 밝은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기분이 좋았어요. 오랜만에 오디션 봐서 너무 들떠 보였던 것 같아요. 오디션 때 그 특유의 밝은 이미지가 너무 좋았다고 하셨거든요."

오디션부터 황우주에 역할에 대한 찬희의 애정은 엄청났다. 그는 황우주라는 사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크게 공감한 모습이었다. 찬희는 "우주는 어렸을 때 상처를 안고 사는 되게 슬픈 캐릭터다. 그 상처를 숨기기 위해서 밝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대하고 그런 것들이 슬프다. 너무 딱한 캐릭터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대한다. 자기 주장 뚜렷하고 생각이 확고한 친구다"고 안쓰러운 마음을 보였다.

찬희와 황우주의 공통점은 가벼운 것부터 깊은 곳까지 실제도 닮아있기도 했다. 찬희는 "책임감이 가장 비슷한 것 같다. 깊은 생각을 한다는 것도 비슷하다. 남들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게 비슷했다"고 말했다. 또 "찾아보면 사소한 것도 비슷하다. 우리 어머니께서 우주네 어머니처럼 꽃집을 하셨다. 그래서 꽃도 좋아한다"며 해맑게 기뻐한 것조차 우주와 닮아있던 찬희다.

이렇게 애정을 쏟은 작품이었기에 찬희에게 'SKY캐슬'은 더 아쉬움을 남았다. 드라마 '시그널'을 촬영했을 때도, 지금도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생각이 컸다는 것. 심지어는 잠자기 전 그날 했던 대사를 아쉬움에 홀로 외우기도 했다고. 찬희는 "이태란, 최원영 선배님도 매 작품 후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더라. 워낙 잘하는 분들이니 그런 생각 안 할 줄 알았다. '선배님들도 이렇구나'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싶었다. 오히려 그래서 더 자신감을 얻어 아쉬움을 남기지 않게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물론 찬희 또한 지금의 인기가 과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때문에 연기에 대한 욕심은 더 커졌다. 찬희는 "이런 작품에 출연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 다른 건 바라지 않는다. 작품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에게 기억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욕심이 많아 많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너스레를 떤 찬희다.

'SKY캐슬'은 찬희에게 많은 것을 줬다. 또래 배우들은 물론, 함께해서 행복했던 선배, 그리고 배움까지. 찬희는 "드라마를 통해 되게 많이 배웠고, 경험도 많이 쌓았다. 감독님, 작가님은 말할 것도 없다. 이들과 연기를 같이 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다"며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좀 더 좋은 모습 모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아직은 그냥 강찬희로 살고 싶다는 그다. 캐릭터도, 그룹활동도 좋지만 더 다양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름인 강찬희를 지키고 싶다고. 찬희는 "아직은 그냥 강찬희가 가장 잘 어울린다. 우주라는 캐릭터 연기했고, 또 우주라는 이름으로 다른 분들도 알아봐 주기도 한다. 가끔씩 나도 우주에게 마음이 가서 우주도 좋기도 하다. 또 그룹 활동도, 가수 활동도 해서 찬희라고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강찬희'라는 이름이 가장 나한테 어울리는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는 더 다양하게 살고 싶은 강찬희. 그게 나인 것 같다"고 소신있게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노한솔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