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배우 김지석에게 '톱스타 유백이'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드라마다. 비록 본 방송 때는 아쉬운 시청률이었을지라도 언젠가 재평가 받는 '역주행'을 바라는 그다.

김지석은 최근 종영한 tvN 금요드라마 '톱스타 유백이'(극본 이소정·연출 유학찬)에서 톱스타 유백으로 활약했다. '톱스타 유백이'는 대형 사고를 쳐 외딴섬에 유배 간 톱스타 유백이 슬로 라이프의 섬 여즉도 처녀 강순(전소민)을 만나 벌어지는 문명 충돌 로맨스다.

김지석은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일까, 그리고 내가 어떤 역할로 무엇을 전달할 수 있을까"를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시놉시스 상의 문명 충돌 로맨스라는 말이 마음에 들었다는 김지석은 "서로 다른 문명에 사는 사람들이 만나서 인간적으로 성장해가고, 힐링 받는 그런 따뜻한 감성이 담긴 드라마가 '톱스타 유백이'다"고 했다.

안하무인 톱스타 역할을 맡게 된 김지석은 연기 톤부터 비주얼까지 많은 부분을 신경 썼다. 그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기시감이 들지 않았으면 한다는 제작진의 요구에 자신만의 특징을 만들기 시작했다. 김지석은 유백이 자주 하는 말인 "나와"를 할 땐 매번 손가락 세 개를 드는 식으로 유백을 김지석화 시켰다.

김지석은 자신과 달리 사투리를 구사해야 했던 또래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덧붙였다. "그 지역 사투리를 사용하는 시청자들에게도 자연스럽게 들려야 한다는 게 제작진의 바람이었다"고 밝힌 김지석은 "충청도, 전라도 사투리들이 섞이듯이 나오면 (배우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더라. 저는 제가 설계한 톤대로 하면 되는데, 그 친구들은 연기를 위한 연기를 또 해야 하니까 보면서 너무 고맙고 미안했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에서 여배우인 전소민보다도 거울을 더 많이 봤다는 김지석은 "비주얼에 특히 신경 썼다"고 털어놨다. 김지석은 "섬에 갔을 때 극명하게 비교돼야 하기도 했고, 시청자들도 제가 톱스타로 느껴져야 했다. 그래서 의상부터 헤어까지 모든 걸 세세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11부작 드라마에서 착용한 의상만 78개라는 김지석은 "스태프분들도 어떤 각도가 멋있는지 신경 쓰며 촬영해줬다. 그래서 그 기대에 부응하려고 더 비주얼에 신경 쓴 것 같다"고 했다. 이를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한 김지석은 유일한 낙이었던 밥차까지 포기했다. 그는 "다들 밥 먹을 때 저는 숙소에서 닭 가슴살을 먹었다. 촬영 직전 2달동안 몸을 만드느라 체중이 75kg에서 65kg까지 갔다"고 말했다.

외딴섬으로 유배를 간 톱스타라는 설정에 맞게 '톱스타 유백이'는 실제로도 외딴섬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전라남도 완도에서 1시간 30분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던 섬에서의 촬영은 힘들었지만 그만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김지석은 "섬에 한 번 가면 2주 정도 촬영을 하다가 나온다. 촬영이 끝나고 배에 탑승하면 휴가 나가는 기분이 들더라. 내 집에 가서 잘 수 있다는 행복과 어떤 음식을 먹을지 고르는 재미도 있었다"고 했다.

드라마 '추노'를 촬영하며 전국 팔도를 다 돌아다녔다 생각했던 김지석은 '톱스타 유백이'를 통해 신세계를 만났다. 김지석은 "문명이 최대한 안 닿은 곳을 촬영지로 선택했다. 사람이 사는 곳에 슈퍼가 없는 곳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그는 "모든 촬영이 야외 세트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날씨 영향도 많이 받았다. 후반부에는 우박을 맞으면서 찍은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석은 상대 배우인 전소민에 대한 고마움도 거듭 언급했다. 대본 리딩 때부터 전소민의 밝은 성격을 눈치챘다는 김지석은 "극 중에서 (전소민을) 싫어하는 연기하는 게 힘들 정도로 정말 좋은 친구다. 굉장히 밝고 잘 맞춰주는 성격인데, 그게 '척'이 아니라 진심이라서 더 좋았다"고 했다.

그는 "전소민과는 최고의 조합이었다. 나이도 비슷하고, '케미'도 잘 맞았다. 열애설 낼까 우스갯소리 할 정도로 친하다"고 전소민 칭찬을 늘어놨다. 김지석과 전소민은 엑스트라, 아침 드라마, 주말 드라마, 미니시리즈를 거쳐 단계별로 주연 자리를 꿰찼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때문에 두 사람은 NG 내는 것도 싫어했고, 시간 약속에 대한 강박이 있었다. 김지석은 그 호흡이 현장에서 빛을 발했다고 봤다.

'나 혼자 산다' '스카이캐슬' 등 화제작과 동시간대 방송한 '톱스타 유백이'는 평균 시청률 2%대를 유지하다 종영했다. 김지석은 "많은 분들이 봐줬으면 좋았을 텐데, 솔직히 대진표는 아쉽다. 다른 작품과 비교를 한다기보다는 아까운 마음이 큰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주 1회 방송은 다소 파격적인 편성이었다. 김지석은 "처음에는 주 1회니까 (시청자들이) 더 감칠맛 나게 다음 회를 기다릴 거 같고, 작품의 완성도도 높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래도 드라마의 연속성이 무시할 수 없는 부분 같다. '언제까지 (다음 회) 기다려?' 하는 느낌이 있었다고 본다"고 털어놨다.

"음악 차트에도 역주행이 있듯이, 좋은 작품은 본방도 중요하지만 그다음에 파생되는 의미도 중요하다고 본다. '톱스타 유백이'가 제 참여작이란 걸 떠나서 권해드리고 싶은 드라마다. 하나의 쉼표 같은 이 드라마를 다른 분들한테도 나눠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김지석. 김지석은 앞으로도 좋은 작품 안에 조연이든 주연이든 포함되고 싶다고 했다. "나 자신을 돌이켜 봤을 때 좋은 작품을 했구나 싶은 선택을 하고 싶다"는 김지석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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