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왕이 된 남자'가 1000만 영화 '광해'의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부담감을 완전히 지워냈다. 리메이크가 아닌 새로운 작품으로 인정받으며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왕이 된 남자'만의 비결은 무엇일까.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극본 김선덕·연출 김희원)는 임금 이헌(여진구)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 하선(여진구)을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왕이 된 남자'는 끝까지 지루하지 않은 탄탄한 스토리, 영화 같은 연출력, 감탄을 부르는 쫄깃한 엔딩으로 리메이크 작품의 새 장을 열었다.

◆ 스토리 맛집

'왕이 된 남자'는 버릴 장면 하나 없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호평받고 있다. 간신 신치수(권해효), 진평군(이무생), 대비(장영남)의 끊임없는 권력 암투는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다. 특히 12회 엔딩에서는 하선이 신치수에 자신이 광대임을 직접 밝혀 충격을 안겼다.

원작 영화와 달리 중점적으로 다뤄진 중전 소운(이세영)과 하선의 로맨스도 '왕이 된 남자'에 애틋함을 더했다. 하선을 이헌으로 착각해 사랑에 빠졌던 소운은 절벽에서 자결하려 했다. 애초에 소운을 향한 마음을 품지 않아야 했다며 눈물을 흘리는 하선의 모습은 심장 먹먹한 로맨스를 완성하기에 충분했다.

◆ 엔딩 맛집

'왕이 된 남자'는 긴장감이 최고조인 상태에서 돌연 화면을 검은색으로 전환시키며 드라마 제목을 띄우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전율케 하고 있다. 다음 회를 계속해서 보고 싶게 만들어야 하는 드라마 특성을 백분 활용한 이 같은 엔딩은 시청자들에게도 적중했다.

적절한 타이밍에 엔딩을 맞이하는 것 또한 엔딩 맛집 수식어에 한몫했다. 충신 이규(김상경)가 이헌을 독살하는 신, 하선의 정체를 알고 자결하려는 소운과 이를 막은 하선, 신치수에게마저 정체가 탄로 난 하선까지. '왕이 된 남자'는 특유의 완급 조절로 12회가 넘도록 다음 회를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 연출 맛집

시청자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안겼던 이헌 독살 신은 연출 또한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성군이던 과거의 모습은 사라진 채 약에 의지해 살아가는 이헌과 그를 독살하기로 마음먹은 이규. 이규는 이헌에 독이 든 생일주를 건넸고, 이헌 또한 생일주가 수상함을 알면서도 받아들였다.

이규는 피를 토하는 이헌에 절을 하며 예를 갖췄다. 이 장면은 배경 음악 없이 바람 소리와 파도 소리만 들려 쓸쓸함을 강조했다. 드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선 이헌과 이규의 모습은 점점 멀어지는 방식으로 연출돼 먹먹함을 배로 끌어올렸다.

[티브이데일리 윤송희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왕이 된 남자' 공식 포스터, 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