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전 세계 팬들과 함께 만드는 특별한 이벤트 '아미피디아(ARMYPEDIA)'를 공개하며 또 한 번 놀라운 기획력과 탄탄한 세계관을 자랑했다.

22일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 팬들과 함께하는 글로벌 캠페인 '아미피디아'를 시작했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공식 홈페이지와 SNS 채널을 신설하고 이를 함께 공개했다.

'아미피디아'는 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 '아미(ARMY)'와 인터넷 사용자 스스로 정보를 등록∙편집하는 '위키피디아(Wikipedia)'의 합성어다. 전 세계 팬들이 함께 만드는 방탄소년단의 디지털 기록 저장소이자, 팬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유저 참여형 게임에 가까운 이벤트다.

25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이날 선공개 된 '아미피디아' 공식 홈페이지의 모습은 이렇다. 2013년 6월 13일부터 2019년 2월 21일까지 총 2080일의 날짜와 일치하는 QR코드(큐알코드) 2080개를 찾아야 해당 날짜의 기록을 열 수 있는 방식이다.


이는 거대한 방탄소년단 팬덤 중 누군가가 전 세계 온라인, 오프라인에 흩어져 있는 퍼즐 조각을 찾아야 하는, 집단지성을 필요로 하는 이벤트다. 최초로 큐알코드를 발견한 누군가가 퍼즐 조각을 열고 나면 누구나 자유롭게 해당 날짜에 대한 기억을 기록할 수 있게 된다. 이미지, 글, 동영상 등을 이용해 방탄소년단의 순간들을 다양한 형태로 웹 아카이빙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례로 이날 '아미피디아' 공개 소식과 함께 서울,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일본 도쿄,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홍콩 등 전 세계 7개 도시에 옥외광고 형식으로 티저 큐알코드가 공개됐다. 실시간으로 서울에서는 정국, 도쿄에서는 제이홉, 뉴욕에서는 슈가, 홍콩에서는 진의 티저 큐알코드가 발견됐다. 이와 동시에 전 세계 팬덤이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큐알코드 정보를 공유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전 세계 도처에서 스타에 대한 기억의 조각을 발견할 수 있다는 '아미피디아'의 발상은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고'를 연상케 한다. '포켓몬고'처럼 실세계에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증강현실 기술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직접 발품을 팔아야만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유사성을 보인다. 이를 통해 팬덤의 결속력을 다지고 홍보 효과까지 얻을 수 있으니, 단순한 광고를 넘어선 글로벌 캠페인을 기획해 막대한 시간과 인력, 예산을 들여 운영할 수 있는 빅히트의 발상과 추진력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방탄소년단이 그간 쌓아온 세계관과 이 프로젝트를 연관 짓는 순간 이 놀라움은 더욱 커진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이래 학교 3부작, 청춘 3부작, 윙즈 시리즈,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시리즈 등 음반 활동에 꾸준히 메시지를 넣어 자신들만의 확고한 세계관을 구축해 왔다. 특히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는 유니세프와 함께 동명의 캠페인을 진행, 기부 활동을 장려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엔 연설까지 하는 성과를 냈다. 리더 RM은 이 연설에서 "스피크 유어셀프(Speak Yourself)"라는 말을 남기며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을 예고했다.

'아미피디아'의 취지는 결국 이 '스피크 유어셀프'라는 말과 맞닿아 있다. 방탄소년단과의 추억을 통해 팬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말할 수 있는 매개체가 곧 이 글로벌 캠페인이 되는 것이다. 팬들과의 소통 창구를 여는 동시에 자신들의 캠페인 메시지까지 한 번에 담은 이 기획을 단순히 영리하다는 말로만 표현할 수 있을까. 방탄소년단이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수많은 요인 중 하나는 분명 이 놀라운 기획력 일터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아미피디아' 공식사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