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스물여덟, 아이돌 가수 바로가 배우 차선우의 이름으로 대중 앞에 새롭게 섰다. 연기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 나가겠다는 그의 각오가 단단한 눈빛에서 묻어났다.

지난달 29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나쁜형사'(극본 허준우·연출 김대진)는 연쇄 살인범보다 더 독한 형사 우태석(신하균)와 연쇄 살인범보다 더 위험한 천재 사이코패스 은선재(이설)의 아슬아슬한 공조 수사를 그린 새로운 스타일의 범죄 수사 드라마로 영국 드라마 BBC '루터'를 리메이크했다. 차선우는 극 중 S&S(Serious&Serial) 팀 멤버이자 우태석을 롤모델로 삼은 형사 에이스 채동윤 역을 맡았다.

'니쁜형사'는 그룹 비원에이포 멤버인 바로가 소속사를 옮긴 후 본명 차선우를 내걸고 처음으로 임한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차선우는 인터뷰 내내 '나쁜형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끊임없이 드러냈다. 작품이 끝나는 것이 마냥 아쉽기만 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행복했던 지라 이 현장이 끝이 난다는 사실에 공허함까지 느꼈다는 것이다. "꼭 학교 졸업하는 기분이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차선우는 "배운 것이 많고 깨달은 것이 많은 기쁜 시간이었다. 다음 작품에 열심히 임할 수 있는 자양분을 얻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평소 장르물을 좋아하던 차선우에게 '나쁜형사'는 선물 같은 작품이었단다. 원작인 '루터' 역시 이미 알고 있던 드라마였던 터, 대본을 접하고 오디션을 보는 동안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욕구가 더욱 커졌다. 그가 연기한 형사 동윤은 '루터'의 스티브라는 인물이었다. "몸 좋고 키 크고, 스포츠머리가 어울리는 스티브의 이미지와 나는 동떨어져 있었지만, 감독님이 세 번의 오디션을 더 보신 끝에 나를 선택해 주셨다. 집에 돌아와서 춤을 출 정도로 기뻤다"며 캐스팅 당시를 회상했다.


원작 속 스티브와는 또 다른 인물인 동윤 캐릭터를 만드는 데는 선배 신하균의 도움이 컸다. 신하균이 연기하는 우태석 팀장의 모습을 보며 변화하는 동윤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묘사하며 캐릭터에 살을 붙여 나갔다는 것이다. 롤모델인 우태석을 보며 격식을 차린 말투를 사용하는 동윤의 모습, 우태석을 닮아가는 동윤의 액션 등 캐릭터의 상당 부분이 우태석을 따라 변화했다. 특히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던 '나쁜형사'였기에, 액션의 비중이 유독 컸고 생애 처음으로 액션 스쿨까지 다니며 배움에 열을 올렸다는 차선우다.

신하균 역시 그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연기 호흡을 맞췄다고. 차선우는 "첫 촬영 때는 너무 긴장이 돼서 캐릭터 설정을 모두 무시하고 눈을 피하곤 했는데, 나중에 선배님이 먼저 내게 다가와 주셨다. 연기하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차선우는 가수로서 활동할 당시에도 '응답하라 1994' '앵그리맘'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 등 여러 드라마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배우였다. 하지만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를 처음 배우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신하균의 존재가 그에게 큰 자극이 됐단다. 그는 "작품에 어떠한 애정을 가지고 연기에 임해야 하는 지를 크게 배운 것 같다"며 "신하균 선배가 가진 애정의 크기를 알게 되니 더욱 긴장감을 가지고 노력을 하게 되더라. 몸이 힘들면 스스로도 나태해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럴 때 신하균이나 팀원들이 작품에 매달려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고 촬영 현장을 회상했다.


배우로서 한 뼘 성장한 차선우는 앞으로도 묵묵히, 꾸준히 연기자의 길을 걸어갈 계획이다. "예전에는 연기가 마냥 재미있는 일이었다면, 이제는 책임감과 부담감을 함께 느낀다. 헛되이 보내고 싶은 장면이 없어졌고 모든 장면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조금이라도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곧 앞으로의 계획"이라는 차선우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