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영화 ‘어쩌다, 결혼’은 분명 로맨틱 코미디다. 그러나 로맨스가 등장하지 않는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다. 김동욱은 ‘어쩌다, 결혼’의 이러한 특성이 되려 쿨하다고 느꼈다.

‘어쩌다, 결혼’(감독 박호찬 배급 CGV아트하우스)은 성석(김동욱)과 내 인생을 찾기 위해 결혼을 선택한 해주(고성희)가 서로의 목적 달성을 위해 딱 3년만 결혼하는 척, 같이 사는 척 하기로 계약하며 생긴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 중 김동욱은 자유를 얻기 위해 결혼을 계획하는 성석 역할을 맡았다.

김동욱은 ‘어쩌다, 결혼’을 이해하는데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는 “요즘 결혼을 고민하는 주변 지인들이 점점 많아 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 같으면 이해하는 작업이 긴 시간이 걸렸을 텐데 그리 어렵지 않다”고 했다. 주변에 이미 결혼과 관련된 고민을 하는 이들을 봐왔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대입 시키면 됐다고 말했다.

‘어쩌다, 결혼’은 독특하게도 남녀 감독이 함께 시나리오 작업부터 촬영까지 진행을 했다. 김동욱은 이러한 경험이 흔치 않지만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고 했다. 그는 “남자 감독님이 나를 여자 감독님이 고준희를 전담 마크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작업이 될지 궁금했는데 효과적인 부분이 있었다.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었다”며 “성석에 대한 고민을 남자 감독님과 하면서 세밀하게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김동욱은 박호찬 감독과 함께 상석이라는 인물이 최대한 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데 집중을 했다. 무엇보다 김동욱은 성석이라는 인물의 선택을 관객도 납득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러나 김동옥은 상석이라는 인물에게 100%로 공감할 수는 없었다. 그는 가짜 결혼을 하려는 상석의 행동만큼은 자신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러한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상석이 한 차례 결혼 경험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이해가 된다고 했다.

김동욱은 “상석이 본인이 갈구하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의 모습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혜진(이채은)에게서 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상석은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결핍이 있다. 어머니와 떨어져 항상 그리움을 느끼고 사랑을 갈구하는 상석으로서는 홀로 아이를 지키는 혜진의 모습에서 인생을 걸고 맡길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는 김동욱의 생각이다.

‘어쩌다, 결혼’은 두 남녀의 결혼을 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영화지만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계약 결혼, 혹은 사기 결혼을 준비 하는 상석과 해주(고성희)는 철저하게 비즈니스 관계를 보여준다. 계약 결혼을 다루는 여타 작품과는 다른 지점이기도 하다.

김동욱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박호찬 감독, 그리고 고성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두 사람이 처음 만나서 사기 결혼을 계획하고 사건이 발전해 갈 때 두 사람이 어떻게 보여져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고민을 하면서도 김동욱뿐 아니라 감독, 고성희 역시도 상석과 해주가 이성적으로 끌리는 모습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로맨틱 코미디인데 로맨스가 없는 게 신선했어요. 이러한 지점이 쿨하게 느껴졌어요. 애매하게 로맨스를 엮으려는 무모한 시도를 하지 않고 시작부터 끝까지 쿨하게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좋았어요. 처음에 로코라고 해서 받았는데 속은 느낌이지만 쿨해서 좋았어요.”

김동욱은 상석과 해주라는 인물이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고 했다. 그렇다 보니 실제적으로 고성희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장면이 그리 많지 않았다고 했다. 이러한 지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했다. 그는 “함께 만들어가는 케미를 보여주는 작품을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동욱은 고성희를 두고 “정점도 많고 매력이 많은 배우”라고 칭찬을 했다. 그는 “코미디 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인데 웃음을 줄 수 있는 표정과 얼굴이 나온다”고 했다. 또한 어떨 때는 한 없이 감성적인 모습이 보여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김동욱은 “로코를 또 해도 재미있는 케미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어쩌다, 결혼’은 두 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없는 것은 물론 두 배우가 작정하고 코믹한 연기를 펼치지도 않는다. 어찌 보면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로맨스 연기도, 코미디 연기도 하지 않는 셈이다.

이에 대해 김동욱은 “누군가를 재미있게 한다는 게 쉽지 않다. 울리는 것만큼, 어쩌면 더 힘든 게 웃기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김동욱 역시도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실패 확률이 적은 방법이 되려 진지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장면적으로 웃긴 상황은 진지하게 할 때 웃음이 난다. 결국 상황을 믿고 가는 게 안전하다”며 “웃음을 강요하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동욱은 올해의 목표로 ‘어쩌다, 결혼’의 좋은 결과를 꼽았다. 그리고는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를 무사히 마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올해 목표라고 하면 현재 직면해 있는 작품이 목표가 된다. ‘어쩌다, 결혼’이 잘 되는 것과 드라마 촬영을 잘 마치는 것이 올해 당면한 과제다”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BA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