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부자가 되고 싶었다.” 따지고 보면 열심히 공부를 하는 이유도, 최선을 다해 일을 하는 이유도 모두 부자가 되고자 하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행위에 불과하다. ‘돈’은 돈과 욕망을 무겁지 않게 잘 담아낸 오락 영화다.

영화 ‘돈’(감독 박누리 배급 쇼박스)은 부자가 되고 싶은 이들의 욕망이 한 사람의 이성을 어떻게 마비시켜가는 지를 보여주는 영화다.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은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증권사에 입성을 한다.

그러나 일현은 자신의 포부와 다르게 고객의 주문을 착각해 회사에 손실을 입히게 된다. 그린 지켜본 유민준(김민재) 과장은 번호표(유지태)를 소개하며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번호표를 만난 뒤 돈의 맛을 알게 된 일현은 서서히 변해 간다.

‘돈’은 일현이라는 인물을 통해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 돈에 사로잡혀 변모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일현은 회사 입사 동기 전우성(김재영)이 선배들이 알음알음 불법을 저지르는 것에 동조하려는 모습에 바른 소리를 한다. 공교롭게도 그런 일현은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에 서서히 젖어들면서 바른 청년의 모습에서 광기에 사로잡힌 모습으로 변한다.

이러한 일현의 변화를 배우 류준열은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한다. 특히 번호표의 지시를 따르면서 일현의 표정이 변화하는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불안해 하는 모습에서 점차 광기에 빠져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모습은 마치 괴물처럼 느껴지게 한다. 일현이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 한 사람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볼 수 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의 사냥개 한지철(조우진)의 등장은 영화의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일현이 번호표의 일에 깊게 관여될수록 지철의 압박이 거세진다. 지철은 괴물로 변한 일현을 마치 사냥하듯 몰아간다. 특히 지철이 일현에게 하는 대사 “일한 만큼 벌어”라는 대사는 돈, 부자가 되는 것에 대해 올바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영화는 동명 소설 ‘돈’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는 돈의 메카 여의도 증권가를 실감나게 그려냈다. 특히 길거리의 사람들 머리 위에 그들이 받는 연봉이 표시 되건 장이 끝나는 시간에 사람들 머리 위에 그날의 실적이 떠오르는 모습은 연봉, 혹은 돈으로 평가 되는 사회상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증권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에 주식 관련 용어가 자주 등장하지만 주식을 모르더라도 영화를 보는데 별 무리는 없다. 영화는 궁극적으로 탐욕적인 인간의 본능이 돈을 만났을 때 만들어내는 괴물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현이라는 청년에게 끌려가기만 해도 115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영화는 20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영화 ‘돈’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