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아름다운 세상’이 학교 폭력을 소재로 성장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예고했다.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만큼, 제작진은 물론 배우들까지 많은 고민을 담고 이야기를 그려냈다. 이에 더 나은 어른,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의 진심이 시청자들에게도 닿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JTBC 새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극본 김지우·연출 박찬홍) 제작발표회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셀레나홀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박찬홍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희순, 추자현, 오만석, 조여정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름다운 세상’은 학교폭력으로 인해 생사의 벼랑 끝에 선 아들과 그 가족들이 아들의 이름으로 진실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는다. 거짓과 은폐, 불신과 폭로, 타인의 고통에 둔감한 이기적인 세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보듬어가며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희망을 찾고자 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2005년 ‘부활’, 2007년 ‘마왕’, 2013년 ‘상어’로 3대 복수극을 완성시킨 김지우 작가, 박찬홍 감독 콤비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이와 관련 박찬홍 감독은 “3년 만의 작품이다”라며 “김지우 작가님과 치열한 고민을 한 후 학교 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학교 폭력을 소재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는 “처음 작가님이 이 소재를 한다고 할 때는 반대했다. 사회문제를 건드리려면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어야 할 텐데 연출자로서 자신이 부족해 가벼운 소재의 드라마를 기획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작가님이 이걸 꼭 해야겠다고 하더라. ‘저희가 안 하면 누가 하겠습니까’해서 아무소리 못하고 ‘네’ 했다”고 설명했다.


박희순 추자현 오만석 조여정 등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이 뭉쳐 각각 학교 폭력 피해자, 가해자 부모의 감정을 전달한다. 무겁고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만큼, 이를 전달하기 위한 배우들의 고민도 깊었다.

먼저 중3 아들 박선호(남다름)가 학교 폭력으로 인해 생사를 오가자, 감춰진 진실을 찾기 위해 투쟁하는 아빠 박무진, 엄마 강인하 역을 맡은 박희순과 추자현이 자신의 캐릭터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희순은 “피해자, 가해자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지 않았다. 피해자, 가해자 가족 그리고 그 주변인물도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표현을 했기에 모든 배역이 살아 있었다. 모두를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어 깊이가 있었다. 제가 맡은 역할은 참아내고 버티는 그런 역할이었고 가족을 보듬으려 노력하는 입장이었다. 가족들의 용기 있는 행동을 보며 조금 더 발전하고 변화되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년여 만에 한국 작품으로 대중과 만나게 된 추자현은 “(사회 문제를 담은 작품이라는) 부분을 먼저 생각하지는 않았다. 박찬홍 감독님과 김지우 작가님 작품이라 순수한 마음으로 봤다. 사회 문제를 다루는 무거운 소재였기 때문에 선뜻 그 역할을 맡기에는 부담스러움이 있었다. 굉장히 조심스러운 소재였다. 연기도 그런 시점에서 다가가야 했다”며 걱정이 많던 차에 감독, 작가와의 미팅 후 그들을 믿고 한 배를 탔다고 밝혔다.

가해자 오준석(서동현)의 부모 역은 오만석, 조여정이 맡았다. 오만석은 서울대, 행시 출신으로 사학재단 이사장직을 물려받은 오진표로, 조여정은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가정주부 서은주로 분한다.

오만석은 오진표에 대해 “시청자들의 뒷골을 당기게 하는 역할”이라고 소개하며 “실존 인물을 모델로 삼은 건 아니다. 워낙 많은 뉴스를 통해 ‘갑질’ 폭력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쪽 모델을 삼으려고 하면 또 다른 모델이 나오더라”며 “제 안의 또 다른 본능을 따랐다. 주어진 대본이 워낙 독특하고 재밌게 나왔다. 대본에 모델이 있다”고 자신만의 오진표를 표현하기 위해 고심한 지점을 밝혔다.

조여정 역시 “너무 조심스럽고 어려운 문제라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이내 그는 “그러다 시놉시스의 한 줄이 들어왔다. ‘모든 것이 어른들의 잘못이다’라는 문장이 와 닿았다”며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모습들을 은주가 보여준다. 어른이라고 매 순간 용감할 수 없다는 것, 결정을 할 때 나약한 모습, 순간 비겁한 선택을 하고 나서 돌아서서 후회하고. 이런 과정 후 결국은 자신의 잘못을 직면하고 극복해나간다. 저 또한 은주를 연기하며 더 나은 어른이 돼야 겠다 생각하며 같이 성장해 나가는 것 같다”고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끝으로 이들은 작품에 대한 애정이 담긴 관전 포인트를 밝혀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박찬홍 감독은 “이 드라마는 어른들의 성장 드라마다. 나,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이런 문제에 봉착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그런 드라마”라며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설명했다.

박희순은 “마냥 슬픈 드라마는 아니다. 진실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를 추적해나가는 그런 재미도 있고 가끔 썰렁 개그도 한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추자현은 “저희 드라마의 스포일러는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제목”이라며 “이 제목을 기억하며 작품을 보셨으면 좋겠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주변 사람을과 어떻게 헤쳐 나가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단순히 무겁고 힘든 소재라 생각하지 마시고 희망을 갖고 보시면서 치유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만석은 “좋은 이야기만큼 좋은 분위기를 만들며 찍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그런 촬영장이 흔치 않다. 그걸 실천하고 있는 팀이 만든 작품이니 결과물도 아름답게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조여정은 “얼마 전에 어떤 드라마를 보고 그래 삶은 눈이 부신거야를 느꼈다. 이게 내가 연기를 하는 이유고, 그래서 드라마가 필요하지 의미를 깨달았다. 우리 드라마도 ‘내가, 그리고 우리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지’ 그런 생각으로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 드라마의 참 의미를 실천하는 좋은 작품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덧붙여 기대를 자아냈다.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이들의 이야기가 과연 시청자들에게도 아름답게 전달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이는 ‘아름다운 세상’은 5일 밤 11시 첫 방송된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