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배우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 ‘미성년’이 관객들과 평단의 한결 같은 호평 세례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모양새다. 이쯤 되면 김윤석은 배우로서도, 감독으로서도 영화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충무로 인재임을 증명했다.

지난 11일 개봉한 ‘미성년’(감독 김윤석 배급 쇼박스)은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김윤석의 감독 데뷔작이기에, 섬세한 감정선을 가진 배우들이 다수 출연했다. 올해 JTBC 드라마 ‘스카이 캐슬(SKY 캐슬)’로 어마어마한 연기 극찬을 이끌어낸 배우 염정아와 함께 ‘마약왕’에서 송강호와 찰떡 같은 연기 호흡을 선보인 김소진이 핵심 주인공으로 나섰다. 이들은 철 없이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김윤석)의 두 여자로 변신했다.

여기에 양쪽 집안의 딸들로 배우 김혜준, 박세진이 총대를 멨다. 영화는 어른들의 핍진하고 치기 어린 감정싸움을 담백하면서도 사실적으로 클로즈업한다. 글자 그대로 미성년인 고등학생 아이들은 이 같은 상황에 도리어 합리적이고 냉철하게 상황을 헤쳐 나가고, 도리어 어른들은 자신들의 감정에 함몰된 모양새다.

이처럼 어른과 아이가 뒤바뀐 듯한 영화 내 플롯은 영화의 ‘미성년’, 즉 어른이 되지 못한 사람이라는 뜻을 곱씹게 한다. 어쩌면 현실 속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건과 이에 따른 페이소스가 영화 전반을 장악했다.

주목할만한 것은 자칫 질척해질 수도 있는 불륜이 소재임에도, 영화가 두 가정에서 일어난 사건을 마치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처럼 깔끔하게 묘사해냈다는 사실이다.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이 불륜사태는 어른들 내면에 내재된 근원적 불안을 들여다보게 하는데, 이를 과하지 않은 감정선으로 표현해내며 오히려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는 평가다.

배우 김윤석이 직접 오디션을 진행하고 일부 배우들을 발탁한 만큼, 배우들은 연기력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김혜준, 박세진 등 신예 배우들은 연기의 신(神)이라 불리는 김윤석의 진두지휘 아래 자신의 감정을 카메라 앞에서 여과 없이 쏟아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많은 관객들이 호평과 극찬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한 관객은 “한 편의 재미있는 단편소설을 본 느낌”이라며 영화에 내재된 문학성을 극찬했다. 또 다른 관객들 역시 “연기력도 좋고 깔끔하다. 울음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늘도 보러 갈 예정”이라며 영화의 장점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는 한편, 반복 감상을 예고하기도 했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미성년’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