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대화의 희열2’ 유시민이 1980년 5월에 대한 기억을 꺼내놨다.

20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대화의 희열2’에는 작가 유시민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유시민은 어쩌다 보니 글을 쓰는 일을 하게 됐다. 처음 글쓰기 재능을 발견한 계기를 묻자 유시민은 “처음 공개된 글은 총학생회 성명서”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 대의원회 의장이었던 유시민은 “문건을 써야할 때가 많았다”며 1980년 5월 17일, 홀로 학교를 지키다가 계엄군에 잡혀갔던 당시를 회상했다.

유시민은 “당시 학교에 있지 말라더라. 학교에 계엄군 온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런데 학교에 서울대 총학생회 번호가 공유돼 있었다. 누군가는 남아서 상황을 전달해야 했다. 그래서 내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유시민은 “최후의 순간까지 전화는 받다가 도망을 가야지 했다”며 “이후에 전화를 한 통 받고 딱 나가려는데 그땐 이미 (계엄군이) 들어왔더라”고 했다.

유희열은 “전화를 받다 덮쳤냐”고 물었다. 유시민은 “덮치긴 뭘 덮치냐. 이단옆차기 딱 날아오고 권총 딱 겨눴다”며 “제일 기억에 남는 건 권총이다. 생전 처음 봤으니까”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가니까 도표를 갖고 있더라. 내 이름도 있었다. 하필이면 합수부 설치 초기에 잡혀갔다”며 “진술을 받다가 마음에 안 들어 패는 건 이해하겠는데 진술이고 뭐고 없다. 그냥 패는 거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유시민은 “그때 글 잘 쓰는 걸 알았다. 진술서를 쓰는 동안은 안 때렸다”며 생존본능으로 내용을 늘려 썼다는 비화를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2 ‘대화의 희열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