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2018 백상예술대상’에서 배우 나문희가 뜻 깊은 소감을 전한 데 이어, 올해 ‘2019 백상예술대상’에서는 김혜자의 소감이 대중을 울렸다. 국내를 대표하는 장년 배우들이 전한 때로는 응원이, 때로는 위로가 되는 묵직한 소감이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진행된 제55회 백상예술대상(이하 ‘2019 백상예술대상’)에서는 김혜자가 드라마 ‘눈이 부시게’로 TV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눈이 부시게’에서 김혜자는 시간을 돌리는 시계 탓에 갑자기 늙어버린 25세 김혜자 역을 맡아 활약했다. 극 후반부에는 그가 알츠하이머였다는 반전이 드러나면서, 김혜자를 통해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그는 천진한 20대와 인생의 고단함을 겪은 할머니를 오가며 관록 있는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이날 무대에 오른 김혜자는 “여러분들이 많이 좋아해주셨던 내레이션을 이야기 해야지 했다”면서 준비해온 대본을 꺼내 ‘눈이 부시게’의 마지막회 내레이션을 수상 소감으로 대신했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의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 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당시에도 긴 여운을 안겼던 내레이션을 읊은 김혜자의 소감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울림을 남겼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위로했던 대사를 담담하게 전한 김혜자의 의미 있는 수상 소감은 현장에 있던 배우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울렸다.

지난해 열린 제 54회 백상예술대상(이하 ‘2018 백상예술대상’)에서는 나문희의 소감이 주목받았다.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위안부 피해자이자 아픔을 간직한 도깨비 할머니 옥분으로 분해 인상 깊은 연기를 펼친 나문희가 영화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아이 캔 스피크’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나문희는 “5월에 큰 상을 또 받게 돼서 감사하다. 이 영화로 77세 부터 상을 받기 시작해 78세까지 상을 받고 있다”며 “위안부 할머니, 세상의 모든 할머니들과 함께 영광을 나누고 싶다”는 소감을 남긴 바 있다.

당시 나문희는 각종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세상의 모든 할머니들과 함께 영광을 나누고 싶다”는 그의 소감처럼, 나문희는 꿈을 꾸고, 도전하는 일에 나이와 관계없이 주저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몸소 보여주며 대중에게 희망을 안겼다.

지난해 백상예술대상에서는 나문희가 용기와 응원을, 올해에는 김혜자가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관록의 배우들이 밝힌 의미 깊은 소감이 시청자들에게 다시 한번 깊은 여운을 선사했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