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당신의 소년에게 투표하세요." 국민 프로듀서에게 선택의 시간이 다시 돌아왔다. 이번엔 네 번째 시즌 '프로듀스 X 101'이다.

3일 밤 엠넷 예능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이 첫 방송됐다.

'프로듀스 X 101'은 프로젝트 그룹 아이오아이, 워너원, 아이즈원을 배출한 '프로듀스 101'의 네 번째 시즌이다. X는 확대, 확장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extension'에서 착안했다. 연습생들이 지닌 미지의 성장 가능성, 글로벌로 확장 등을 의미한다.

네 번째 시즌인 만큼, '프로듀스 X 101'은 첫 방송 전부터 많은 이목을 끌었다. 시청자들은 남자 그룹을 뽑는 이번 시즌에서 제2의 워너원이 탄생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 세 시즌을 비롯해 타 방송사의 여러 아이돌 오디션 예능프로그램과의 차별점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됐다.

'프로듀스 X 101'의 첫 회는 지난 세 시즌과 다름 없었다. 100여명 남짓의 연습생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무대를 본 심사위원들이 등급을 평가하는 이야기로 꾸며졌다. 문제는 그 안에 활용된 스토리텔링이 지난 세 시즌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는 것. 연습생은 달라졌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제작진의 시각과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별반 차이가 없는 모양새다.

가장 먼저 피라미드 모양으로 구성돼 순위대로 놓인 좌석을 두고 연습생들의 1위를 향한 욕망, 자신의 실력을 바라보는 연습생들의 자신감 혹은 실망감 등은 지난 세 시즌 첫 회에서 빠지지 않은 모습이다. 시청자들은 이미 이 모습들이 이후에 순위를 오르내리는 연습생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한 제작진의 초석이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잘 알고 있으니, 김이 한 번 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

'프로듀스 X 101'이 담아낸 연습생들의 눈물도 시청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장면이다. 그간 연습생 생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는 연습생들의 모습은 '프로듀스 101'의 전 시즌뿐만 아니라,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 '믹스나인' 등에서도 빠지지 않았던 이야기다.


더욱이 첫 회에서 심사위원들이 보여준 평가도 기시감을 들게 했다. 이미 '프로듀스 101'의 시즌에 한 번씩은 출연했던 심사위원들이기에 그들의 독설, 칭찬은 크게 다른 느낌을 주지 못 했다. 특히 심사위원들의 캐릭터가 다소 익숙하다보니, 예상을 벗어나는 재미는 찾기 어려웠다.

이밖에도 이미 데뷔했던 아이돌의 재도전, 전 시즌 참가자의 재도전 등은 다른 오디션 예능프로그램에서 여러차례 봐왔던 성장 코드 중 하나다. 다만 실패 후 재도전, 그로 인한 성장의 스토리를 강조했던 다른 오디션 예능프로그램의 성적을 돌이켜봤을 때, 이 성장 코드가 프로그램 성공의 핵심이 될 지는 미지수다.

안준영PD는 제작발표회에서 "지난 세 번의 시즌이 진행되면서 포맷에 익숙해지다보니 새로움이 없을 것 같아서 큰 틀은 유지한 채, 변주를 통해서 새롭게 다가가려고 했다"고 어필했다. 아직 1회 뿐인 '프로듀스 X 101'에서 신선한 변주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물론 '프로듀스 101'의 성패를 단정짓기는 아직 이르다. 지난 시즌,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는 보지 못 했던 100명 남짓의 연습생 중 누가 국민 프로듀서의 마음을 사로잡을지는 알 수 없다. 비슷한 패턴의 반복이 주는 피로감도 깨버릴 스타가 탄생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엠넷 '프로듀스 X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