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권세희 기자] 클럽에서 만나 여성을 성폭행 한 혐의를 받았던 래퍼 정상수가 무죄를 확정 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 A씨의 '심신상실 및 항거불능 상태'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13일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은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정상수를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준강간 혐의 대해 범죄사실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결했다.

정상수의 혐의가 무죄로 확정된데는, 법원이 당시 피해자 A씨의 상태가 '심신상실 및 항거불능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 형법 제299조에 따르면 사람의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상태'를 이용해 간음하거나 추행하는 것을 준강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재판부는 A씨의 상태를 추적해 죄의 유무를 판결했다.

A씨는 지난 4월 정상수와 클럽 술자리에서 만난 후, 기도 고양 소재 자택에서 성관계를 가졌고, 이후 경찰에 "만취한 상태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앞서 공개된 폐쇄회로(CCTV)에는 A씨의 당시 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영상이 찍혔다. 해당 영상에서 A씨는 정상수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고 이 과정에서 A씨의 모습을 보고 법원은 "A씨가 술을 많이 마셔 잠든 사람처럼 몸에 힘이 빠져 목이나 팔을 가누지 못하는 상태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와 친구 B씨에게 전화를 건 시점도 무죄 판결의 이유로 짚었다. A씨는 정상수와 성관계 후 전화를 하기까지 22분이 걸렸으며 이 시간은 항거불능 상태로 인정하게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만취 상태에서 22분 만에 다른 사람에게 전화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된다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1심에서 "폐쇄회로 영상 등의 사정을 종합한 결과 성관계 당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객관적 증거와 불일치한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해 수긍 가능하고,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을 수 없다"고 판단, 무죄를 확정했다.

한편 정상수는 2009년 그룹 RNB 멤버로 데뷔, 2015년 'Color Glasses', '부산을 대표해', 'New Day' 등의 곡을 발매했으며 폭행 등의 혐의로 수사 받아 논란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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