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저는 지난 23년 간 제 인생의 절반을 온통 YG를 키우는데 모든 것을 바쳐왔습니다…(중략)…하지만 저는 오늘부로 YG의 모든 직책과 모든 업무를 내려놓으려 합니다."

양현석이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양현석은 1996년 현기획이라는 이름으로 작게 시작한 이 회사를 가요계의 3대 대형 기획사로 꼽히는 YG엔터테인먼트로 성장시켰다. 한류를 이끌던 그룹 빅뱅, 블랙핑크를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에 양현석의 사임 결정은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양현석의 사임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정이기도 하다. 최근 수많은 의혹과 논란이 YG 소속 아티스트들에게서 불거졌고, 양현석은 그들을 이끄는 리더였기 때문.

양현석이 일궈온 YG를 떠날 수밖에 없게 된 결정적 이유는 결국 마약 사건이다.

지난 2011년 빅뱅 지드래곤의 대마초 흡연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지드래곤은 일본의 한 클럽에서 모르는 사람이 준 담배를 피웠는데, 이것이 대마초인 줄 나중에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초범인 점, 마약사범 양형 처리 기준에 미달한 수준의 성분이 검출된 점 등을 고려해 지드래곤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같은 그룹 멤버인 탑도 대마초 흡연으로 유죄를 받았다. 지난 2017년 의무경찰로 복무 중이던 탑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만2000원을 선고받았다. 2016년 연습생 출신 A씨와 함께 대마초를 피운 혐의다. 실형 선고로 직위 해제된 탑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이어가고 있다.

YG 산하 레이블 더블랙레이블 프로듀서 쿠시는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지난 12일에는 그룹 아이콘 출신 비아이의 마약 논란이 불거졌다. 비아이가 A씨에게 마약류로 지정된 환각제(LSD) 구매 의사를 드러낸 대화 내용, 대마초 흡연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발언이 보도된 것.

당시 양현석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된 A씨의 경찰 조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양현석 대표가 불구속 입건된 A씨를 최초 경찰 조사 후 만나 진술을 번복하기를 종용했다는 것. 해당 의혹에 대해 양현석 대표는 "스스로 겁을 먹고 진술을 번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진술 번복을 강요받았다"는 A씨와 주장이 엇갈리며 의혹은 더욱 커졌다.

결국 비아이 관련 논란이 거세지면서 양현석은 YG를 떠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양현석의 바람처럼 "양현석으로 인한 피해"가 더이상 YG에게 없을지, 향후 '약국'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