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정글의 법칙'이 대왕조개 불법 채취 논란으로 도마에 올랐다. 최초 논란 이후 나흘 만에 다시 내놓은 공식입장에는 이렇다 할 해결책이 드러나지 않아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 in 로스트 아일랜드'(이하 '정글의 법칙')에서는 태국 남부 트랑지방 꼬묵섬 생존기가 그려졌다. 이 과정에서 출연자 이열음이 대왕조개를 채취하는 모습이 방송됐고, 예고편에서도 이를 시식하는 출연진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불거졌다.

태국에서 대왕조개는 1992년 제정된 야생동물보호법에 따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다. 이열음의 대왕조개 채취 장소는 핫차오마이 국립공원의 일부인 안다만해 인근으로 현지 법을 어긴 상황이다. 해당 방송 장면이 태국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졌고, 4일 태국 외신들은 태국 핫차오마이 국립공원 측이 4일 '정글의 법칙' 제작진과 출연진을 대왕조개를 불법 채취한 혐의로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글의 법칙' 제작진은 4일 "태국 대왕 조개 채취와 관련해 현지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촬영한 점에 깊이 사과드린다. 향후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제작하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 커진 끝에 7일 타이 PBS가 '정글의 법칙' 제작진 측이 지난 3월 17일 태국 관광스포츠부에 보낸 공문을 공개하며 '거짓 해명' 논란까지 불거졌다.

해당 공문에 따르면 '정글의 법칙' 측은 태국 내에서 사냥하는 모습을 촬영하거나 방송하지 않겠다"는 서약과 함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밤새 머무르지 않을 것이며, 원래 계획과는 달리 출연진들이 스노클링, 카누, 롱테일 보트 등을 탄 후 코 리봉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적혀있다. 결과적으로 서약을 어기고 도둑 촬영을 한 셈이 된 것이다.

설상 가상으로 이날 핫차오마이 국립공원 책임자는 AFP 통신을 통해 "문제의 여배우(이열음)를 국립공원법과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으며, 이는 명백한 범죄 행위로 고발을 철회할 생각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졸지에 출연자인 이열음 개인이 큰 피해를 입게 될 상황이 됐고, 시청자들은 제작진에게 책임을 물었다.

하루 동안의 침묵 끝에 제작진은 8일 오후에서야 입장을 내놨다. SBS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 철저한 내부 조사를 실시한 후 결과에 따라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출연자 이열음 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나흘이 지나 내놓은 입장문이지만 태국 현지에서의 논란에 대한 이렇다 할 해결 방안은 없었다. 또한 이미 이열음 측은 제작진과 SBS의 후속 조치를 기다리던 중 "현지 상황이 계속해서 바뀌고 있다. 제작진의 입장을 기다리는 것보다 회사 독자적으로 사건에 대해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였다.

이는 그간 부정적인 이슈를 대하던 '정글의 법칙' 제작진의 행동력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일례로 '정글의 법칙' 측은 지난달, 출연진 비아이의 마약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30분 안에 1차적인 입장을 내놓고 당일 오후 비아이의 통편집을 결정했다. 외부에서 벌어진 사건에 적극 대응하던 모습과 작금의 대처 방식의 차이가 시청자들의 의문을 더하고, 나아가 '거짓 해명' 논란에 더욱 불을 붙이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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