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가수 유승준(스티븐 유)의 입국 허가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기만 하다.

11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2호 법정에는 유승준이 미국 로스엔젤레스 총영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사증발급 거부취소 소송 상고심이 열렸다. 이날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해당 사건을 서울 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고 밝혔다. 또한 비자발급 거부 처분에 행정 절차를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항소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5일 CBS 의뢰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대표적인 병역기피 사례이니 입국을 허가하면 안 된다’는 응답이 68.8%로 집계됐다. 반대로 ‘이미 긴 시간이 흘렀으니 입국을 허가해야 한다’는 응답은 23.3%였다. ‘모름, 무응답’은 7.9%였다.

유승준 입국에 대해 남성은 75%, 여성은 62.7%가 ‘불허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연령별로는 실질적으로 군입대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20대층에서 입국 불허 의견이 8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리얼미터 대표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015년 조사 때 66.2%가 입국 불허 의견이었는데 68.8%로 2.6%p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유승준은 1997년 ‘가위’로 데뷔하면서 한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댄스가수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나나나’ ‘열정’ ‘비전’ ‘찾길바래’ 등을 히트시켰으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활약을 펼쳤다. 국내 활동 당시 유승준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대는 당연히 가야 하는 곳”이라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병무청 신체검사 결과 4급 판정을 받은 유승준은 2002년 1월 해외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뒤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어 병역 대상에서 제외됐다. 법무부는 유승준의 행보를 ‘병역 기피’로 간주하고 출입국관리법 제11조 1항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는 근거로 17년째 그의 입국을 금지해왔다.

지난 2015년 9월 유승준은 입국을 위해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를 신청했지만 거부를 당했다. 이에 유승준은 LA 영사관의 비자 거부가 부당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사증발급 거부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유승준은 2016년 9월 1심과 2017년 2월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재판부는 유승준이 입국해 방송활동을 하면 자신을 희생하며 병역에 종사하는 국군 장병의 사기가 저하되고 청소년들 사이에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 사유를 밝혔다.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유승준의 한국 입국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입국 여부가 결정이 난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다시 해당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내면서 판결이 뒤바뀔 여지를 남겼다. 허나, 입국이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여론 조사만 놓고 보더라도 그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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