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을 비롯한 집단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5명의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입을 열었다. 사죄를 하기도 했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정준영과 최종훈에 대한 1차 공판이 16일 오후 2시 10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이날 공판에는 정준영과 최종훈을 비롯해 지인 권 모 씨, 연예 기획사 관계자 허 모 씨, 클럽 버닝썬 MD 출신 김 모 씨 등 5명이 출석했다.

김 모 씨와 정준영은 지난 2015년부터 여성들의 신체를 동의 없이 사진 및 동영상으로 촬영, 이를 단체 대화방 참여자들에게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5명의 피고인은 2016년 1월과 3월 대구 등에서 성추행 및 집단 성폭행 등을 저지를 혐의로 기소됐다.

정준영과 최종훈은 2차 공판 준비 기일 때와 마찬가지로 검은색 정장을 입은 채 법정으로 들어섰다. 두 사람은 각자 변호인들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특히 복잡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자리를 지켰다.

이날 피고인들에게 발언의 기회가 주어졌다. 먼저 김 모 씨가 "피해자분들께 죄송하고 반성하고 있다. 하지만 잘못된 부분도 있어 재판에서 억울함을 풀고 싶다"고 밝히자, 정준영은 "저도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님들의 말과 입장이 같다"고 덧붙였다.

최종훈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며 직접 사죄의 뜻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저는 절대 강압적으로 간음하거나 강간하지 않았다. 그런 걸 계획하지도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무엇보다 이날 정준영과 최종훈의 공동범행 건을 두고 입장이 엇갈렸다. 정준영 측은 성관계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지만, 최종훈 측은 성관계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기 때문.

정준영 측은 "합의에 의해 이뤄진 성관계였고, 피의자가 항거불능의 상태가 아니었다"며 준강간 혐의를 부인했고, 최종훈 측은 "성관계를 하지도 않았지만, 관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항거불능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고 공소 사실에 반박했다.

최종훈과 정준영은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거나, 한숨을 내쉬었다. 공판이 끝난 뒤, 두 사람 모두 각자의 변호사들과 짧게 대화를 나눴을 뿐이었다. 나란히 옆에 선 순간도 있었지만, 절친했던 두 친구 최종훈과 정준영은 눈을 맞추거나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최근 정준영은 지난 2015년~2016년 단체 대화방에서 몰래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정준영은 지난달 10일 열린 첫 공판 기일에 출석해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이후 성관계 동영상 속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등장, 지난 2016년 정준영을 비롯해 최종훈,권 모 씨, 허 모 씨, 김 모 씨 등 5명에게 성폭행당했다면서 이들을 고소했다. 이에 5명이 집단 성폭행 혐의로 기소되면서, 정준영의 기존 재판과 병합됐다.

지난달 27일 열린 2차 공판 준비 기일에서 정준영의 법률대리인은 "성관계 사실은 인정하지만, 준강간을 계획한 사실은 없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고, 최종훈 측은 "피해자를 베란다에서 만난 기억은 있지만, 관계를 갖진 않았다"며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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