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열여덟의 순간’ 옹성우가 고독한 소년 최준우의 순간들을 성공적으로 기록해냈다.

JTBC 새 월화드라마 ‘열여덟의 순간’(극본 윤경아·연출 심나연)이 지난 22일 첫 방송됐다.

‘열여덟의 순간’은 위태롭고 미숙한 ‘Pre-청춘’들의 세상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감성 청춘물. 첫 회는 주인공 최준우(옹성우)를 따라 전개됐다. 이날 최준우는 첫 사랑이 될 유수빈(김향기)부터 라이벌 마휘영(신승호), 멘토 오한결(강기영), 엄마(심이영) 등 고독한 소년 최준우의 열여덟 학창시절을 이뤄낼 여러 인물들과 마주했다.

‘학생’ 최준우의 이야기에 집중한 작품은 전학 온 학교에서 벌어지는 최준우의 하루, 하루가 담겼다. 느리게 전개 됐지만 그래서 더욱 섬세했다. 잔잔하게 진행 됨에도 일 탓에 떨어져 사는 어머니, 벽을 치기 바쁜 친구들 사이에서 단단하게 살아가는 최준우의 모습은 계속해서 작품을 보게 하는 묘한 힘이 있었다.

전학 온 학교에서 만난 유수빈, 마휘영, 문찬열(김가희), 권다흰(김보윤), 이기태(이승민) 등 친구들, 의심이 먼저인 학교에 “짱나네요”를 외치는 멋진 어머니, 묵묵히 아르바이트를 하다 만나게 된 통통 튀는 김지민(허영지) 등 답답할 정도로 말이 없는 무채색의 최준우가 다양한 색을 입은 사람들과 만났다.

다양한 주변 인물들 속에서 최준우는 그저 묵묵히 자리했고, 억울한 누명에도 답답할 정도로 말이 없었다. 좀처럼 이들과 섞일 수 없을 것 같았던 최준우는 극 말미, 유수빈이 지급된 교복에 달려 있던 최준우의 명찰을 떼어 날려 보내면서 아주 작은 변화를 보였다. 작은 관심 덕에 이름을 찾은 최준우는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마휘영에게 진실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며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최준우의 일상 자체가 주요 스토리라인인 작품에서 단연 빛난 것은 옹성우의 연기였다. 첫 드라마 도전임에도 옹성우는 거의 한 회의 모든 신에 등장하는 주연으로서의 존재감을 단단히 각인시켰다.

그는 체크 셔츠로, 편의점 조끼를 입은 박영배로, 지급된 교복을 입은 이태호로 불리면서 이름이 없어도 전혀 꿈틀대지 않는 최준우의 무심함과 무던한 성격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와 함께 옹성우는 유수빈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 맑은 모습, 속 깊은 척 해도 엄마 앞에선 아직은 아이인 모습 등 최준우의 다양한 면면을 그려냈다. 그는 단 첫 회부터 최준우 그 자체가 되면서 첫 연기 도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불식시켰다.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김향기 역시 따뜻함을 품은 유수빈 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에 녹아들었다. 완벽해보이지만 어두운 내면을 가진 마휘영 역의 신승호도 첫 TV드라마 주연임에도 반전의 두 얼굴을 드러내며 합격점을 받았다.

다른 색을 덧입게 될 주인공 최준우의 성장과 그런 그를 그려낼 옹성우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몰입도를 높인 ‘열여덟의 순간’이다. 풋풋함과 잔잔한 감성을 모두 잡으며 성공적 첫 발을 뗀 작품이 연기 구멍 없는 배우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순항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열여덟의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