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의 조작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반발한 일부 팬들을 중심으로 제작진을 상대로 한 법적대응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프로듀스X101' 제작진 고소건은 마스트 법률사무소의 구혜민 변호사가 맡는다. 일부 매체는 24일 "(일부 팬들은) 다음주 중 '프로듀스X101' 제작진을 사기·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제작진에게 방송법,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도 적용할 수 있는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작 의혹을 제기한 일부 팬들은 '프듀X진상규명위원회'를 결성한 상태다. 이들은 변호사 수임료를 위한 펀딩도 시작했다. 또 팬들에게 "문자 (투표)내역서와 철저한 진상 규명, 관계자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했다.

'프로듀스X101'은 지난 19일 마지막 방송을 내보낸 이후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최종 11인이 선발,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이 탄생했지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해 온 일부 멤버가 탈락하고, 득표수 사이에 일정 패턴이 반복되며 이와 같은 의혹이 제기됐다.

팬들의 분석과 데이터에 따르면 1~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 사이에 일정한 패턴이 반복됐다. 1위 김요한과 2위 김우석의 표 차이는 2만9978표다. 3위 한승우와 4위 송형준, 6위 손동표와 7위 이한결·8위 남도현, 10위 강민희와 11위 이진혁의 표 차이도 각각 2만9978표로 똑같았다.

연습생 20명 모두 7494.442에 특정 숫자를 곱하면 해당 득표수와 유사한 값이 도출된다. 예를 들어 1위 김요한은 7494.442에 178을 곱하면 133만4010.68다. 반올림하면 최종 득표수인 133만4011표와 일치한다.

수학, 통계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득표수가 나올 확률이 사실상 0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한 통계 전문가는 티브이데일리에 "데이터를 더 면밀히 살펴봐야겠지만, 표면적으로 드러난 결과만 놓고 봤을 때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엠넷은 조작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별다른 공식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내부 관계자는 "데이터를 확인했지만 전혀 문제가 없다"며 "문자 투표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의혹이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다양한 인물들이 관련 내용에 대한 입장을 내고 있다. 건국대학교 로스쿨 정연덕 교수는 22일 유튜브를 통해 "투표 조작 여부는 확인이 간단하다"며 "문자투표로 100원씩을 받았기 때문에 통신사에 자료를 요청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문제가 된다면 통신사 데이터를 보면 결론이 쉽게 나올 수 있다"는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프로듀스X101' 투표 조작 사건은 일종의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라며 "사실 확인 요청하는 제보가 워낙 많아 내용을 한번 살펴봤다. 투표 결과는 조작이 거의 확실했다. 1~20위 득표숫자가 특정 숫자(7494.44/총 득표수의 0.05%)의 배수(1등 178배에서 20등 38배까지 모두 다)다. 주변 수학자들에게도 물어보니 1~20등 20개의 이런 숫자 조합이 나올 확률은 수학적으로 0에 가깝다고 한다. 투표결과가 사전에 이미 프로그램화돼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썼다.

또 "투표 조작으로 실제 순위까지 바뀐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실제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면서도 "청소년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 조작은 명백한 취업사기이자 채용비리다. 자신이 응원하는 아이돌을 위해 문자 보낸 팬들을 기만하고 큰 상처를 준 것이다. 청소년들에게도 민주주의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심어준다. 검찰이 수사해서라도 그 진상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엠넷, 스윙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