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쇼 미 더 머니8'에 복면을 쓴 의문의 출연자가 등장했다. 콕스빌리(cox billy)의 정체를 열띠게 가늠하고 토론하는 시청자들은 명탐정 코난과 다를 바 없다. 일련의 추정대로 그가 제이켠(본명 김정태)이라면 실루엣, 목소리, 심사위원 스윙스의 말투를 교묘하게 편집해낸 '쇼미더머니8' 역시 추리 설계자로서의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지난 26일 밤 첫 방송된 Mnet 오디션 예능프로그램 '쇼 미 더 머니 8(Show me the money8)'에는 얼굴을 가린 참가자 콕스빌리가 등장했다. 심사를 본 스윙스는 콕스빌리에게 "형, (랩이) 많이 늘었다"라며 목소리만으로 정체를 알아 맞혔다.

정작 제작진은 방송이 끝날 때까지 이 남자의 정체를 공개하지 않았다. 향후 그가 내부 합의를 거쳐 복면을 벗게 된다면 추리물과도 같은 현 상황은 카타르시스적인 결말로 번질 수 있다. 다만 지금으로선 그가 누구인지를 추정하는 힙합 마니아들의 설왕설래가 뜨겁고, 제작진으로서도 이 같은 이슈몰이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인터넷 누리꾼 수사대들의 눈썰미가 빛을 발했다. 눈 생김새나 목소리가 래퍼 제이켠(본명 김정태)과 유사하다는 추정이 나왔다. 제이켠은 지난 2005년에 데뷔한 1세대 힙합 MC다. 국내 래퍼들 중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꽃미남' 외모 덕분에 '힙합왕자' '3초 송중기' 등의 별칭을 얻은 이례적 스타성을 지녔다.

제이켠은 지난 2013년 '쇼 미 더 머니' 시즌2와 2018년 시즌5, 시즌6에 연거푸 도전했다. 하지만 전 국민에게 자신의 실력을 공증받는 일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세 차례 모두 아쉬운 탈락의 고배를 마신 그는 1세대 래퍼 타이틀을 가졌음에도 행사계의 백지수표급으로 올라서는데 실패했다. 그럼에도 제이켠을 기억하는 많은 힙합팬들이 존재하기에 그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현 분위기는 몹시 고무적이다. 그가 이번 시즌8에서도 우승을 거머쥐지 못하게 된들 최소한 그는 또 한 번 사람들에게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다.

제작진으로서도 손해 볼 것이 없는 장사다. 그는 랩 실력 여부와 별개로 힙합계에서 여전히 높은 인지도를 지녔다. 게다가 복면을 벗게 된다면 그의 흔하지 않은 '훈남' 외모가 플러스알파가 될 공산이 크다.

'쇼 미 더 머니' 시리즈는 유명 프로듀서들의 성향과 유니크한 참가자들의 면면을 클로즈업하는 방식으로 자생해왔다. 가령 제작진은 언제나 1세대 추억의 래퍼들을 위한 한켠 자리를 비워놓고 있다. 국내 힙합의 성장사를 반추하면서 숱한 선배급 래퍼들에게 일종의 경외를 표출하는 의도다. 1세대 래퍼인 제이켠도 그렇다. 그는 아직 낡지도 늙지도 색이 바래지도 않았다. 당연히 '쇼 미 더 머니'에 동참해 업계 예우를 받을 자격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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