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이른바 '승리 라멘'으로 불렸던 식당 아오리라멘 점주들이 뿔났다. 버닝썬 게이트 후 적자를 면치 못하자 점주들은 본사와 전 대표인 승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이 화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아오리라멘 가맹점을 운영 중인 점주 26명은 지난 15일 아오리에프앤비, 승리, 그리고 본사의 현재 인수자 등을 상대로 총 1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아오리라멘은 승리가 운영했던 프랜차이즈다. 하지만 올해 초 버닝썬 사태 이후로 매출이 급감소, 손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소송에 참여한 점주 A씨는 30일 티브이데일리에 "지인들과 아오리라멘 매장 여러 개를 운영 중이었다. 하지만 버닝썬 사건 이후로 매출이 줄면서 폐점한 매장도 있고, 휴점한 매장도 있다. 지금은 한 매장만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버닝썬 논란 이후로 겪게 된 피해가 상당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예를 들어 평소 1억원이었던 월 매출이 2000만원으로 줄게 됐다. 그러면 한 달에 적자가 1500만원이 된다"며 "6~7개월 정도 버티다가 폐점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아오리라멘 전 점주들이 아오리에프앤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나, 승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한 소송은 이번이 처음이다.

A씨는 승리가 운영했던 아오리에프앤비에 대해 "아오리라멘이라는 브랜드를 택하게 된 이유 중 일명 '승리 라멘'이라는 것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승리가 출연한 방송을 통해 아오리라멘이 소개되면, 다음날 곧바로 매출이 늘기도 했고, 승리의 SNS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브랜드가 홍보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로열티를 충분히 지불해왔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아오리라멘 가맹점이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는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매출이 1억원이 나면, 본사에 300만원 가량을 지불해야 한다. 이 외에도 식자재, 유통, 물류 등을 통해서도 본사에게 지불하는 것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에게 로열티를 받지 않는 걸 고려하면, 가맹점주들은 승리의 브랜드 값으로 얻는 이익에 대해서 충분히 대가를 치러온 셈이다.

이어 "승리라는 브랜드를 믿고서 업계 최고 수준의 로열티를 지불해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닝썬 사건 이후로 승리는 아오리에프앤비의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이 자리에는 전문경영인 김훈태 대표가 올라 경영쇄신에 나섰다. 아오리에프앤비는 "지난 3월 가맹점주들에게 1차적인 보상 방안을 제공했다"며 추가적인 점주 보호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승리가 사임하는 것도 우리는 일찍이 알지 못 했다. 물론 사과는 있었다. 하지만 그 사과라는 건 가맹점주들이 있는 단체 메시지방에서 본사 직원을 통해 문자로 받은 게 전부였다. 직원이 '승리 전 대표가 미안하다고 한다'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등의 내용을 전해줄 뿐이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현재 아오리에프앤비의 새 대표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는 "이 위기를 잘 버텨보자는 취지로 일부 가맹비를 본사에서 돌려줬다. 그리고 현재 본사 대표는 정말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다"면서도 "그분만을 믿고 계속 이 적자를 버틸 수는 없는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빚 져서 장사하신 분들도 많고, 잘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뛰어든 사람도 많다. 하지만 계속해서 매출은 나오지 않고 있고 적자는 늘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가맹점주들은 승리를 믿고 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승리의 지인, 친척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가맹점주들은 정말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아오리라멘을 택했다. 하지만 믿었던 승리의 사건 이후, 승리는 사임했고,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다. 이 여파로 인한 매출 급감, 적자, 빚은 오롯이 가맹점주들의 몫으로 남았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