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배우 전여빈, 한지은이 ‘멜로가 체질’ 속 매력적인 두 캐릭터를 실감나게 살렸다. 두 사람 모두 첫 드라마 주연임에도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며 앞으로의 활약을 더욱 기대케 했다.

JTBC 새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극본·연출 이병헌)이 지난 9일 첫 방송됐다.

영화 ‘극한직업’으로 16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병헌 감독의 첫 드라마 도전으로 주목 받은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 여자 친구들 임진주(천우희), 이은정(전여빈), 황한주(한지은)의 고민, 연애, 일상을 담는다.

이날 방송에서는 7년 연인 김환동(이유진)과 이별 후, 슬픔을 글로 승화시켜 스타 작가의 보조가 된 ‘똘끼 만렙’ 드라마 작가 임진주, 악질 상사에게 속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한 뒤 자신의 다큐가 흥행에 성공해 벼락부자가 된 이은정, 노승효(이학주)의 구애를 받아들였지만 1년 안에 결혼, 출산, 이혼까지 겪게 된 황한주까지. 세 친구의 과거사가 그려졌다.

또한 이은정이 투병 중이던 연인 홍대(한준우)를 떠나보낸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그를 살피기 위해 임진주와 황한주가 이은정의 집에 들어오게 되는 모습도 담겼다. 세 친구의 과거사와 함께 동거의 시작점이 그려지면서, 앞으로 보여줄 개성 강한 세 친구들의 일상을 엿보는 재미를 기대케 했다.

서른 살 세 친구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만큼 세 친구를 연기할 배우들에도 많은 관심이 모였다. 천우희, 전여빈, 한지은은 각각의 인물에 스며들어 극을 이끌었고, 세 친구 각각의 성격을 살려 어느 인물과 마주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재미와 ‘케미’를 낳았다.

메인 캐릭터인 임진주 역의 천우희는 밝은 느낌의 캐릭터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그간 어두운 캐릭터를 많이 소화했던 천우희는 면접에서 명품 가방의 속삭임에 대해 열변을 토하고, 퍽퍽 살이 좋다는 부모님에게 제 흥에 취해 치킨의 다리만을 건네는 솔직하고도 엉뚱한 모습의 임진주로 변신했다. 이후, 그는 전날에 출근해 아침 ‘일찍’ 퇴근하는 보조 작가의 찌든 모습도, 스타 PD 손범수(안재홍)와의 짧은 만남으로 로맨스도 예고했다. 또한 극을 끌어가는 내레이션으로 안정감을 더하기도 했다.


천우희와 함께 ‘세 친구’들로 활약할 전여빈과 한지은은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었다. 하지만 ‘멜로가 체질’을 통해 드라마 첫 주연에 도전한 전여빈, 한지은은 단 1회 만에 그 이름을 각인시키며 이들이 그려낼 이은정, 황한주를 믿고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먼저, 황한주가 ‘짠내’ 나는 싱글맘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한지은은 대학시절의 풋풋함부터 홀로 아이를 키우는 고단함까지 다양한 감정선을 보여줘야 했다. 황한주는 홀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드라마 마케팅팀에 입사해 일을 시작했고, 울먹이면서도 팀장이 지시한 젤리 PPL을 어떻게든 해내려 했다. 또한 성내는 감독 앞에서도 용기 내 먼저 말을 꺼내고 아픈 아이에게 달려가기도 했다. 유명 코미디언이 된 전 남편이 TV에서 아무렇지 않게 과거담을 풀고, 방의 아기는 울고, 황한주는 홀로 소주잔을 부여잡고 울기도 했다. 한지은은 이 모든 고단함을 보여주면서도, 극 내내 착하고 맑은 성정을 가진 한주의 캐릭터를 잃지 않았다.

세 친구 중 마지막으로 과거사가 공개된 이은정은 돌직구 성격의 ‘흥행 벼락’ 다큐멘터리 감독이었다. 다큐제작팀에 입사했던 이은정은 자신의 인생을 포기해서라도 이혼을 선언한 황한주의 전 남편을 처리하려던 의리 있는 사람이었고, 술을 강요하는 상사에게 “건강하려고” 술을 안 먹겠다 말하는 당당한 사람이었다. 결국 오빠라고 불러 보라는 상사를 참지 못하고 화를 분출해낸 그는 퇴사 후 자신만의 다큐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만난 남자 홍대와 운명적 사랑을 했지만, 홍대가 떠난 뒤 이은정은 극단적 선택 시도하고 무기력한 사람이 되기도 했다. 전여빈은 이은정의 다양한 면면을 살리며 매력적이고도 사연 있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단지 과거의 사랑 때문에 현재의 임진주, 황한주, 이은정이 됐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사랑을 다시 시작하기 전,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 자유롭게 수다 떨듯이 볼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한다는 이병헌 감독의 바람은 어느 정도 성공한듯하다. 말 맛 나는 ‘수다블록버스터’를 표방한 작품이 공감을 잡고, 많은 이들이 수다에 동참하고 싶게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JTBC ‘멜로가 체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