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인생 첫 작품 ‘보좌관’으로 첫 현장에 갔고, 처음으로 매체 연기를 했다. 촬영하며 “연기 1일 차, 2일 차 경신”했다는 배우 도은비는 무사히 첫 도전을 마치고, 시즌2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도은비는 JTBC 금토드라마 ‘보좌관-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극본 이대일·연출 곽정환, 이하 ‘보좌관’)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첫 작품에서 이정재, 김갑수, 신민아, 정웅인 등의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추게 된 도은비는 맨 처음 현장을 회상하며 “등에 산만 한 걱정인형을 메고 다닐 정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오디션 합격의 기쁨은 잠시였다. “폐 끼치지 말아야지”하는 생각뿐이었다는 도은비는 걱정 탓에 겁이 날 정도였다. 실수해 분위기가 싸해지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시뮬레이션까지 해봤다는 도은비는 “연기적인 부분도 그렇고, 현장에서 상황의 흐름을 잘 모를 텐데 눈치 없이 실수하면 어떡하지 했다. 다들 감싸주는 분위기였고, 스태프분들, 선배들의 도움 덕에 큰 실수 없이 작품을 마친 것 같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산만 한 걱정을 짊어진 만큼,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신경 썼다. 극 중 장태준(이정재)이 일하는 송희섭(김갑수) 의원실의 9급 행정 비서 노다정 역으로 활약한 도은비는 9급 행정 비서가 되기 위해 영수증을 붙이는 연습을 했다. 한 달 반 정도의 드라마 준비기간 동안 도은비는 영수증을 모아 이면지에 붙이는 연습도, SNS 대나무숲 페이지를 찾아 보좌진들의 일상을 짐작하기도 했다.


행정비서, 국회 사람들이 하는 일뿐만 아니라 노다정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도은비는 “다정이는 시크하기도, 낯을 가리기도 한다. 사무실 사람들에게도 벽을 치면서 자신만의 일을 한다”고 자신이 생각한 노다정에 대해 말했다. 노다정은 국회의 은밀하고도 최신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정보통이기도 하다. 이 점에 대해 도은비는 “다정이는 7, 8년 정도 일을 했다. 쌓아온 눈칫밥이 있기 때문에 심상치 않은 걸 캐치하고 혼자만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아직은 없었지만 시즌2에서는 다정이의 정보력에 대한 부분도 나오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노다정이 어쩌다 송희섭 의원실에 흘러들어오게 됐을까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도은비는 “감독님께 여쭤보니 다정이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9급 행정비서로 들어간 케이스다. 갓 스무 살 때부터 그 일을 쭉 한 것”이라며 “또 보좌진의 일이 조금씩 다르다고 들었다. 다정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행정비서로서의 일을 다 하고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을 때, 퇴근을 한 것 같다”며 노다정이 ‘칼퇴요정’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외적으로도 노다정의 성격을 드러내고자 했다. 꾸밈없는 성격의 노다정은 옷도 캐주얼하게 입고 다닐 것 같았다고. 그는 “다정이의 무심함이 옷이나 화장에서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다수의 행정비서 분들이 화장을 진하게 하고 다닐 것 같지도 않았고, 정장을 입고 다닐 것 같지도 않았다. 청바지에 편한 티를 입었다. 다른 보좌진은 교류가 많은 데 행정비서분들은 그런 교류가 많이 없을 것 같았다”며 남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노다정의 모습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려 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도은비는 “대본에 지문으로 ‘썩소’ 이런 게 나와 있다. 캐릭터가 자세히 나와 있어 스스로 캐릭터 잡기가 쉬웠다. 작가님이 섬세하셔서 대본에만 충실했던 것 같다”고 공을 돌리기도 했다.


도은비가 들인 많은 노력 뒤에는 간절함이 있었다. ‘배우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연기로 밥 한 끼를 사 먹을 수 있을까’ 꿈 앞에 놓인 현실적 고민들, 여기에 주위 동기들의 포기는 도은비를 더욱 불안하게 했다. 힘든 시기를 겪다 대학 시절 편입을 했고, 연기가 아닌 일들을 다수 겪어보며 지냈지만 갈증은 찾아왔다. 도은비는 당시를 떠올리며 “막상 생각해보니, 프로필도 넣어보고 오디션도 한 번 제대로 시도해 본 적이 없더라”며 처음으로 본 오디션에서 합격해 지금의 소속사를 만나게 됐다고 했다. 꿈을 이룬 지금, 도은비는 “불안했던 시기를 돌아보면 현재에 너무나 만족도가 높다”며 웃어 보였다.

돌고 돌아 연기를 다시 택했고, 그렇게 만난 첫 작품이라 더욱 소중했다. 도은비는 “매체 연기 자체가 처음이었다. 감독님, 선배님들에게 조언도 많이 들었고, 함께 연기할 수 있어 말로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영광이었다”며 “처음이라는 게 죽을 때까지 기억에서 안 잊혀진다더라. 저도 그럴 것 같다. 이후에 또 작품을 한다고 해도 ‘보좌관’, 노다정이 생각날 것 같다”고 첫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제 막 배우로서의 첫걸음을 뗀 도은비는 다양한 작품을 만나보고 싶은 새로운 꿈이 생겼다. “모든 작품을 다 해보고 싶은 마음”이라며 웃어 보인 도은비는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새 시즌을 예고한 ‘보좌관’ 속 노다정의 이야기, 이후 보여줄 또 다른 작품 속 도은비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