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해외 원정 도박과 환치기 의혹으로 입건된 양현석(50)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대주주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취재진이 만든 포토라인 앞에 섰지만, 별다른 입장을 전하지는 않았다. 흔한 사과도 없었다.

양현석은 29일 오전 9시52분 상습도박 혐의 등에 대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중랑구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낸 양현석은 긴장한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섰다. "승리는 상습 도박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같은 입장이냐"는 질문에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라는 짧은 답변을 남겼다.

"환치기 혐의는 인정하나" "도박 자금이 미국 법인을 통해 마련됐다는 의혹이 맞느냐"는 등의 질문이 나왔지만 양현석은 "경찰 조사에서 상세히 말하겠다"는 입장만 반복했다. "성 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사과도 없었다. 전날 출석한 승리뿐만 아니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유명인들이 대부분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과는 달리, 관련 언급은 전혀 없었다. 양현석은 "국민 여러분이 보고 계신데 한 말씀 해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이 나왔음에도 입을 열지 않았다.

양현석의 경찰 조사는 약 두 달 만이다. 지난 6월27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해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었다.

당시 비공개로 출석한 양현석은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해 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 지하로 이동했다. 참고인 신분임에도 도망치는 듯 행동하는 모습에 부정적 여론이 더해졌다.

이번에도 비공개 소환이 유력했다. 양현석 본인이 공개 소환을 꺼려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왔다. 그러나 승리에 이어 양현석 역시 공개 소환에 응했다.

이에 성접대와 도박 등 관련 의혹들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힐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과거 YG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일방적인 입장만을 전달하거나, 이마저도 전하지 않아 생긴 '일방통행' '불통' 등의 수식어를 이날도 떼지 못했다.

양현석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카지노 등에서 수차례에 걸쳐 수십억원 규모의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달러를 빌려 쓴 뒤 원화로 갚는 방식으로 불법 외국환거래(일명 환치기)를 했고, 이 과정에 법인 자금이 동원됐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경찰은 지난 7일 양 전 대표와 함께 가수 승리(30·본명 이승현)의 원정도박 등 의혹에 대한 정보를 입수, 이들을 상습도박 등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YG 본사를 5시간에 걸쳐 압수수색해 박스 2개 분량의 자료를 확보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경찰은 전날 승리를 소환해 약 12시간에 걸친 마라톤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승리는 이 조사에서 도박 혐의를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석은 이날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14년 9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말레이시아 출신 금융업자 일행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성매매 알선 등 혐의로 지난달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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