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예나 기자] 걸밴드 소속사 대표 김모(59) 씨가 밴드 멤버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가운데 피해자 A씨(23)가 "지금까지도 사과 한 마디 없는 김 대표로 인해 여전히 정신적으로 고통스럽지만 회복에 힘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최근 진행된 티브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성추행 사건 이후 진행된 재판 과정과 더불어 현재 심경을 털어놨다.

A씨는 2018년 12월, 김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A씨를 세게 껴안고 신체 부위를 강압적으로 만지려고 하는 등 강제로 추행했다. 김씨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성추행 사실을 부인했다.

A씨는 직접 법정에 서서 증인 신분으로 당시 상황을 진술해야 했다. 때문에 심적 고통이 따랐다고 한다. 그는 "김씨가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서 법정에 증인으로 참석해야 했다. 증인지원프로그램을 통해 가해자는 재판진행시 분리되긴했지만 그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스트레스가 상당했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밴드 멤버들에게 'A씨가 다른 멤버들 때문에 힘들어서 그룹을 탈퇴하겠다고 하던 중에 다독여준 것밖에 없다'며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로 인해 김씨의 측근들로부터 2차 가해를 당했다. 주변에 제가 대표를 이성적으로 좋아한다거나 정신병 환자에 거짓말쟁이라는 등 말도 안되는 소문들을 퍼뜨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에게 받은 2차 피해가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함께 고생하며 음악을 해온 동료들이자 친한 언니들이 저를 힘들게하는 모습을 보며 화도 나고 허망한 마음이 공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분명히 멤버들 모두 스스로 개척할 능력이 있는 밴드니 이제라도 대표에게 벗어나 더 좋은 활약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A씨는 "강제추행으로 인해 받은 정신적 충격과 힘든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아직 정신적으로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 사회활동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조금씩 노력 중이다"고 근황을 밝혔다.

더불어 A씨는 이번 재판 결과를 토대로 민·형사 소송을 준비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까지도 사과 한 마디 받지 못했다. 그의 측근들로부터도 사과의 입장을 들은 바가 전혀 없다"며 "현재 관련건에 대한 추가 민·형사 소송 준비 중이다. 이번 일이 비주류 예술계중 하나인 밴드씬에서 만연하게 벌어지는 성범죄에 대해서 작게나마 선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끝으로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힘써주신 가족 및 친구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특히 제일 가까이에서 위로해주고 모든 궂은 일을 다 해준 남편에게 가장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저와 같이 성범죄의 피해를 입는 여성 뮤지션들이 다시는 생기지 않길 바란다. 만일 피해를 입었다면 꼭 용기를 내 신고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씨는 지난달 진행된 A씨의 강제추행 혐의 관련 선고 공판에서 징역 10월과 집행유예 2년을 비롯해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명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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