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타짜: 원 아이드 잭’이 원작 만화의 큰 얼개만을 빌려와 전작과 같은 듯 다른 형식으로 타짜의 세계를 그려냈다.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감독 권오광•제작 싸이더스)은 인생을 바꿀 기회의 카드 ‘원 아이드 잭’을 받고 모인 타짜들이 목숨을 건 한판에 올인 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원작이 있는 영화, 혹은 시리즈가 있는 영화의 경우 원작 또는 전 시리즈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타짜: 원 아이드 잭’은 허영만 화백의 원작 만화와도, 영화 ‘타짜’(2006) ‘타짜-신의 손’(2014)과 거리를 둔 채 독자 노선을 걷는다. 그렇기 때문에 원작만화를 모르더라도, 전작을 보지 않았더라도 ‘타짜: 원 아이드 잭’을 보는데 무리가 없다.

만화 ‘타짜’ 3부는 짝귀의 아들 도일출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는 영화 속의 도일출(박정민)이라는 인물을 제외하면 나머지 설정을 새롭게 구축했다. 포우라는 인물 대신 애꾸라는 인물을 새롭게 만들었다. 또한 마돈나라는 인물도 일출과 속고 속이는 관계만을 가져왔을 뿐 원작 만화 후반부를 담당하는 마돈나와 포우, 일출 세 사람의 치정을 과감히 덜어냈다.

이렇다 보니 원작과 달리 영화 속 인물간의 관계가 단순화됐다. 원작에서는 포우와 마돈나, 일출, 현지 네 사람의 복잡한 관계, 일출과 영도의 라이벌 구도 등 각각의 인물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타짜: 원 아이드 잭’은 애꾸(류승범), 도일출, 영미(임지연), 까치(이광수), 권원장(권해효)을 한 팀으로 묶어 이야기를 진행한다.

여기에 ‘도일출’ ‘애꾸’ ‘물영감’ ‘마돈나’ ‘마귀’ ‘짝귀’라는 여섯 챕터로 나누어진 구성이 매력적으로 캐릭터들을 관객들에게 소개한다. 각각의 챕터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이 어찌 보면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끊게 만들 수 있는 요소다. 그럼에도 권오광 감독은 각각의 챕터가 유연하게 연결되도록 했다. 특히 각각의 챕터마다 조금씩 색깔이 다른 점도 흥미롭다. ‘도일출’ 챕터가 드라마 요소가 강하다면 ‘애꾸’ ‘물영감’ ‘마돈나’ 등은 케이퍼 무비와 같은 성격을 띈다.

다만, 챕터에 등장한 캐릭터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다가도 다른 챕터로 넘어가면 빠르게 매력이 사라져 버린다는 점이다. 도일출과 숙명의 대결을 펼치는 마귀의 정체가 너무 뒤늦게 공개된 탓에 ‘타짜’의 아귀, ‘타짜-신의 손’의 장동식처럼 악역임에도 강렬함이 약하다.

박정민은 흙수저 인생에서 타짜로 성장하는 도일출의 모습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무엇보다 ‘타짜: 원 아이드 잭’에서 류승범은 첫 등장부터 강렬함을 선사한다. 물이 흐르듯 유연하게 내뱉는 대사가 오히려 애꾸의 신비함을 더한다. 이광수는 첫 등장부터 파격적인 노출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다.

‘타짜: 원 아이드 잭’ 쿠키 영상 속에 등장하는 이들을 보고 ‘타짜’ 시리즈의 진짜 팬이라면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다. 어리둥절하더라도 쿠키 영상 속 도일출의 마지막 미소가 영화의 여운을 길게 남긴다.

영화는 11일 개봉할 예정이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