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폐암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이 '아내의 맛'을 통해 첫 콘서트를 열었다.

17일 밤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에서는 김철민과 박명수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김철민과 박명수는 김철민이 버스킹 공연을 하던 대학로를 찾았다. 박명수는 "건강할 때 와야 하는데 네가 아프고 나서 오니 속상하다. 무대 다시 올라가려면 건강 챙겨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김철민은 "당장이라고 서고 싶다"며 대학로 거리를 아련하게 바라봤다. 박명수가 "오늘 무대 할 수 있겠냐"고 묻자, 김철민은 "대학로 기운이라는 게 있지 않냐"며 웃어보였다.

앞서 김철민은 다시 한 번 대학로 무대에서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에 박명수가 김철민의 대학로 공연을 기획한 것. 박명수는 "철민 형이 원했던 일이다. 대학로에서 그가 살아온 인생을 되짚어보고, 많은 분들의 기운을 받고자 했다"고 이야기했다.

투병 후 오랜만에 대학로 거리를 산책하던 김철민은 "너무 좋다. 대학로 냄새가 난다"며 기뻐했다. 자신이 버스킹을 하던 곳에 도착해서는 "여름에는 그늘이 지는 이 곳에서 버스킹을 했었다. 이 나무 밑에서 30년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늘 버스킹을 하던 곳에 앉아 오랜만에 기타를 꺼내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박명수에게 "내가 갈 때 이 기타 너한테 주고 가겠다"고 말하기도 해 보는 이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이에 박명수는 농담처럼 웃으면서도 "안 받을테니까 가지 마라"고 말했다.

박명수가 마련한 공연에는 나몰라패밀리, 이상호, 이상민 등 후배 코미디언들이 함께 했다. 그들이 리허설을 하는 사이 김철민은 대기실에서 통증을 느껴 의자에 겨우 누웠다. 박명수가 "형 안 되겠으면 하지 마라"고 했지만 김철민은 "아니다. 할 수 있다. 느낌이 좋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공연이 시작되고, 정성호, 김태균, 이윤석, 김학도 등 동료들의 응원 영상이 공개됐다. 나몰라패밀리, 박명수 등이 함께 무대를 꾸몄고, 김장훈도 깜짝 방문해 무대를 선사했다.

김철민은 "정말 감동 받았다. 공연을 보고 암세포가 다 죽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학로에서 공연한 지 30년 만에 제 곡을 냈다. 그걸 처음으로 방송에서 틀어준 사람이 박명수"라며 자신의 곡 '괜찮아'를 무대에서 열창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조선 '아내의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