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가수 유승준(43·스티브 승준 유)이 국내 지상파 방송사와 심경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존에 있던 논란들에 대해 해명하고 억울함을 드러내기 위해 만든 자리였지만, 병역 논란만 재점화됐을 뿐 부정적 여론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유승준은 17일 밤 방송된 SBS '본격연예 한밤'과의 인터뷰에서 "거짓 루머가 부각될 때마다 가혹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군대를 가겠다고 본인 입으로 먼저 말한 적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기억을 더듬어 보면 방송 일이 끝나고 집 앞에서 아는 기자분이 와서 '승준아' 이러더라"며 "꾸벅 인사를 했는데 '너 이제 나이도 찼는데 군대 가야지'라고 했다. 나도 '네. 가게 되면 가야죠'라고 아무 생각없이 말을 한 거다. 나보고 '해병대 가면 넌 몸도 체격도 좋으니까 좋겠다'고 해 '아무거나 괜찮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런 뒤에 헤어졌는데 바로 다음날 스포츠 신문 1면에 '유승준 자원입대 하겠다'는 기사가 나왔어요"라고 밝혔다. 다음 날, 반박 기사를 냈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고도 했다.

그는 이후 언론과 마주할 때마다 군 입대 관련 질문을 받았고, 긍정적인 답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돌이켜 보면 "조금 떠밀렸던 것 같다. 어리고 잘하려는 마음에 그랬다. (군대를 간다는 것이) 기정사실이 됐고, 거기에 대놓고 '조금 생각해보고 다시 결정하겠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했다.

군대에 갈 생각이 있었음을 거듭 강조하며, 당시 소속됐던 회사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회사에서) 선택의 여지(미국 시민권)가 있는데 왜 굳이 그러냐고 했다"고 했다.

그는 "(군대에 가겠다)는 약속은 진심이었는데 결국 내가 이행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처음부터 뒤에서 시민권을 따놓을 생각을 해놓고 '군대에 갈 거다'라고 이야기 한 것이 아니다. 그런 비열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시민권을 따게 된 배경에 부친과 목사의 설득이 있었다고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유승준은 '군 관련 홍보대사 유승준이 병역을 거부했다'라거나 '유승준이 귀국 보증인으로 내세운 병무청 직원 2명이 벌금을 내거나 해직됐다' 등의 소문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지속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유승준의 병역 논란은 본인이 자초한 것이다. 지난 1997년 1집 '웨스트 사이드'로 데뷔한 유승준은 당시 '가위' '나나나' '열정' '사랑해 누나' '연가' 등의 히트곡을 내며 최정상급 가수로 분류됐다.

'바른 청년 이미지'도 그의 인기에 큰 몫을 차지했다. 입대 역시 그 중 하나였다. 연예인들의 입대 기피가 흔하던 때, 자진 입대를 수차례 공언한 것으로 알려져 응원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 대중의 기대를 저버렸다.

이후 유승준은 말 그대로 '공공의 적'이 됐다. 같은해 2월 인천국제공항에 내렸으나 입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채 6시간 머물다가 돌아갔다. 출입국관리법 11조에 따라 입국이 금지됐다. 이는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는 조항이다. 2003년 장인상을 당해 잠시 입국하긴 했지만, 16년 이상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다.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유승준은 지난 2015년부터 입국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인터넷방송을 통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물론 방송 말미 흘러나온 비속어 탓, 진정성 논란에 휩싸였지만 충분히 화제를 모았다. 앨범 발매를 예고했다가 엎어진 일도 있었다.

지난 7월 대법원에서 "정부가 유승준의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린 직후부터는 더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최근에는 인터넷 방송에서 자신의 의혹을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한 아나운서에 법적 대응을 시사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상파 방송 인터뷰까지 진행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지만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입국 금지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 글에 25만명 이상의 동의한 상황이다. 국민들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작정 방송에 나와 자신의 이야기만 한다는 점 역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입국을 반대하는 이들은 그가 F4 비자를 신청할 당시의 나이가 이미 국방의 의무를 질 필요가 없는 나이라는 점, 세금 문제로 인해 국외가 아닌 국내 활동을 하려고 한다는 주장까지 펼치며 그의 입국을 반기지 않고 있다.

유승준과 그의 변호사는 "영리활동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조세법 전문가인 신동욱 변호사 역시 '본격연예 한밤'에서 "미국에서 100% 세금을 낸다면, 한국에서 납부한 50%만큼만 공제해주고, 그 차액은 미국에서 내야 한다. 전체적으로 내야 할 총량은 똑같다. F4 비자 발급으로, 세금을 회피한다거나 혜택을 보려고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했지만, 여전히 유승준의 입국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유승준의 파기환송심 첫 변론기일은 오는 20일 열린다. LA총영사관이 상고할 경우 대법원 재상고심을 통해 처분 취소가 확정된다. 이후 LA 총영사관은 유승준의 비자신청을 다시 심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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