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182억 원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피해자는 있는데 보상은 없다. 국내 최대 음원 사이트인 멜론이 수 백억 원대의 저작권료를 편취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번엔 로그인 오류가 나면서 멜론의 소비자 관리법에 의심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피해자 항의에도 보상은 글쎄

오늘(8일) 오전 8시 35분, 멜론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기존 로그인 돼있던 아이디는 문제없이 음원 스트리밍이 가능하지만, 로그아웃된 사용자들은 재로그인이 불가능했다. 현상은 1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멜론의 로그인 오류는 올해만 세 번째다. 지난 4월 방탄소년단(BTS) 신보 발매로 인해 트래픽 양이 크게 늘어나며 접속 장애가 발생한 것. 당시 카카오는 보상안으로 모든 사용자들의 유료 서비스 사용 기간을 2일 연장했다.

두 번째 오류는 올해 8월에 발생했다. 오늘 일어난 오류와 유사하게 약 10분 간 로그인이 안되는 장애가 발생했지만 멜론은 소비자들에게 이를 보상하기 위한 별도의 서비스를 마련하지 않았다. 오늘 발생한 오류에도 멜론은 보상 마련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우리도 피해자" 핑계로 바쁜 멜론

최근 멜론은 경영과 관련, 모럴 헤저드 논란에 직면했다. 수 백억원대의 저작권을 편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저작권자와 소비자를 속였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멜론의 재직자 3명은 페이퍼 컴퍼니, 유령 회사(LS뮤직)를 세워 저작권료 41억 원을 몰래 빼돌렸다.

또 다른 방식으로도 빼돌렸다. 당시 멜론은 가입자수를 기준으로 저작권료를 지급했다. 멜론은 창작자들에게 저작권료를 적게 지급하기 위해 가입자수를 허위로 발표했다. 유료 회원이지만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일부 회원들을 총 가입자수에서 제외한 것이다. 멜론은 이 수법으로 141억 원의 저작권을 챙겼다.

멜론의 현 모회사인 카카오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모든게 SKT 텔레콤 산하 시절에 벌어진 일"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이유는 아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티브이데일리에 “피해가 밝혀지는 대로 대승적인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권리자에게 보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지만 저작권자와 멜론 회원들 중 피해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문제다. 구체적인 보상안 역시 없는 상황. 가장 큰 피해자인 저작권자들 역시 피해 규모액만 알 뿐, 피해자가 누군지는 몰라 고심이다. 피해를 본 저작권자와 이에 강제로 연루된 소비자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 멜론도 공정위 시정명령…도덕성 도마 위

SKT 산하 시절에 벌어진 일임을 강조하는 현 멜론 역시 도덕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소비자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는 멜론을 인수한 해인 2016년 9월 22일부터 12월 31일까지 4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 동의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1조 8천웍이라는 거대한 인수금액을 가입지 인상으로 메꾸고자 한 것이다. 가격 인상에 반발할 소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멜론이 꺼낸 카드는 할인이었다.

멜론은 가격 인상에 동의하면 혜택 연장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가격 인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는 할인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고 광고했다. 그러나 실제로 멜론은 가격 인상에 동의하지 않은 이용자들에게도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소비자의 동의 유무와 관계없이 가격은 오를 예정이었던 것.

저작권 편취부터 정확한 공지 없는 가격 인상과 로그인 오류까지 멜론의 저작권자, 소비자 대우는 이대로 괜찮은 것일까. 멜론은 세계적인 위상을 지닌 K팝의 심장, 한국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수를 보유한 음원사이트다. 해외 유저들 역시 많다. K팝의 명성에 해가 되는 논란을 지켜보는 소비자들은 불안하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멜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