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나 혼자 산다'에서 방송인 허지웅이 악성림프종을 극복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18일 밤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허지웅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허지웅은 등장과 동시에 "살았어요"라고 외치며 건강해진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여러분들이 많이 응원해주셔서 큰 힘이 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허지웅은 악성림프종 투병 후 달라진 일상을 보여줬다. 챙겨먹지 않던 영양제를 일곱종류나 먹었고, 눈 뜨자마자 운동을 하고, 요가를 했다. 허지웅은 "가끔 재발하는 꿈을 꾼다"고 불안함을 드러내면서도 자기 관리에 매진하고 있었다.

완치 판정을 받기까지 정기 검진도 성실하게 받고 있었다. 이날 피검사 결과가 모두 정상이라는 말을 들은 허지웅은 "기분이 복잡하더라. 혈액종양내과가 2층인데, 엘리베이터 옆 벤치를 자꾸 보게 되더라"며 뭉클한 마음을 표현했다. 처음 악성림프종을 진단 받았을 당시 다리가 풀려 그 벤치에 앉아 있었다던 허지웅은 "그 벤치를 보니 기분이 이상하더라. 참 고마운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허지웅은 악성림프종을 진단받았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워서 아무런 생각이 안 들었다는 것. 그는 "감기도 잘 안 걸렸는데, 웬 암인가 했다"고 했다. 이어 "항암 치료 3, 4차까지 갔을 때는 이렇게 해서 살아야 되나 싶더라. 도저히 회복될 거라는 가능성이 안 보였다. 그런데 거의 막바지 가니까 의지가 나더라. 빨리 나아서 엄마랑 동생한테 못 해준 것들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항암 치료. 허지웅은 "뱃멀미 100배 정도의 어지러움이 나타난다. 너무 먹기가 힘들어서 많은 분들이 항암치료의 후유증으로 영양실조를 겪을 정도다. 그런데 그걸 참고 먹어야 한다. 저는 계속 피자, 양념치킨 등을 먹었다"고 말했다.


아픔을 겪으면서 달라진 건 일상뿐이 아니었다. 그가 삶을 대하는 태도, 가치관도 달라져 있었다. 허지웅은 "병실에 아무도 못 오게 했다. 아픈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혼자 버텼다. 그런데 남한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게 용기고, 사람이 사람다울 수 있는 조건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결혼을 하고, 자녀를 얻고 싶다는 다짐도 하게 됐다고.

또한 자신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에도 열중했다.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메시지에 답장을 했다. 그는 "항암제를 견딜 수 있게 하는 건 병원의 지시대로 하면 낫는다는 믿음과 실제 사례들이다. 그것만큼 용기가 되는 게 없다"며 "병이 나은 분들이 아픈 분들한테 도움을 주시는 것 같고, 저도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허지웅은 "요즘 정말 행복하다. 불과 1년 전에는 하루라도 스케줄이 없으면 조바심이 났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안 하고 TV를 보는 것도 좋은 일이라는 걸 안다.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라는 게 사실 대단한 것이었고, 당연한 게 아니었고, 얻기 위해 굉장히 노력해야 하는 것이라는 걸 새롭게 알았다. 그래서 매일 하루하루 별일이 없어도 별일 있었던 것처럼 살고 있다"며 일상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MBC '나 혼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