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경찰이 ‘프듀’ 전 시즌에 걸쳐 투표 조작 정황을 확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아이오아이부터 워너원, 아이즈원, 엑스원까지 ‘프듀’ 시리즈를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들까지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피해자가 생겨나고 있지만 CJ ENM 측은 여전히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CJ ENM은 “죄송하다”는 말만 전할 게 아니라 잘못된 비판 대상을 바로 잡아 또 다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조작으로 피해 받은 모두에게 합당한 조치와 적절한 피해 보상을 해야 할 때다.

지난 14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업무방해, 사기,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CJ ENM 계열 방송사 엠넷 안준영PD(프로듀서)와 김용범CP(책임프로듀서)를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 7월 엠넷 ‘프로듀스 X 101’(시즌4) 시청자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당시 일부 시청자들은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 사이에 일정 패턴이 반복된다고 주장했고, CJ ENM과 제작진 등을 상대로 고소 고발했다. 이에 안준영PD, 김용범CP를 포함해 관련 인물 10여명이 경찰에 입건됐다. 그 중에는 CJ ENM 고위 관계자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CJ ENM의 부사장이자 엠넷의 부문 대표인 신형관 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중 안준영PD는 ‘프로듀스 48’(시즌3)과 ‘프로듀스 X 101’의 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욱 커진 바 있다. 이 가운데 14일, 경찰이 ‘프로듀스’ 1, 2까지 전 시즌에 걸쳐 제작진이 시청자 투표 결과를 조작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더했다.

윗선의 조작 탓에 ‘프로듀스48’로 탄생한 아이즈원, ‘프로듀스X101’으로 탄생한 엑스원은 모든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경찰 조사도 윗선을 향하고, 연습생이 조작을 알았는가에 대한 사실 여부 역시 밝혀지지 않았지만, 다수의 누리꾼들 질타의 대상은 CJ ENM이 아닌 1, 20대의 그룹 멤버들이 됐다. 이로 인해 두 그룹이 멈춰버린 시간을 살고 있는 가운데, 전 시즌의 조작 정황이 확인되면서 이미 그룹 활동을 마친 아이오아이(시즌1), 워너원(시즌2)을 향한 비판도 늘어났다. 조작으로 피해를 본 연습생들뿐만 아니라, 데뷔한 이들 역시 순위 조작으로 결성된 그룹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 것이다.

이에 엠넷 측은 15일 “무거운 책임감과 함께 진정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회사 내부적으로 재발방지 및 쇄신 대책 등을 준비 중”이라는 입장만을 전했다.

그룹의 멤버들은 자신들이 저지르지 않은 잘못으로 비난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CJ ENM 측은 여전히 그룹들을 방패삼아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당장의 비난은 물론, 이후에도 오명을 안고 활동을 해나가야 할 이들은 또 다른 피해를 입게 된 상황. 얼마나 신중한지 방관을 유지 중인 CJ ENM이 과연 어떤 최선의 대책으로 피해 받은 모든 이에 대한 책임을 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앞서 경찰은 안준영PD와 김용범CP를 포함해 이번 사건으로 입건된 이들이 CJ ENM 고위 관계자를 포함, 10여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이들에 그치지 않고 투표 조작의 ‘윗선’ 개입 여부 등을 수사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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