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와 감독을 넘나들며, 장르를 가리지 않는 시도를 일삼고 있는 조은지가 이번에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블랙코미디 장르의 영화, ‘카센타’의 이야기다.

최근 감독으로 변신한 조은지는 영화 ‘2박 3일’ ‘오늘, 우리’를 통해 남다른 연출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곧 첫 장편 영화 ‘입술은 안돼요(가제)’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특히 ‘입술은 안돼요’에는 배우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 등의 출연이 확정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드라마, 로맨스에 이어 ‘입술은 안돼요’가 지향하는 코미디까지, 조은지가 계속해 도전하는 이유는 “계속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에 있었다.

이처럼 배우와 영화감독을 오가며 늘 새로운 도전을 꾀하고 있는 조은지가 이번엔 ‘카센타’를 통해 새로운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카센타’ (감독 하윤재ㆍ제작 88 애비뉴)에서 조은지는 뽀글 머리와 꾀죄죄한 비주얼로 스크린에 첫 등장해 놀라움을 자아낸다.

‘카센타’는 지난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빵꾸’라는 제목으로 첫 선을 보인 작품으로, 파리 날리는 국도변 카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재구(박용우)와 순영(조은지)이 돈을 벌기 위해 계획적으로 도로에 못을 박고, 차를 수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블랙코미디다.

극중 점차 돈의 맛을 보며 욕망을 품고 변해가는 인물인 순영 역을 맡은 조은지는 시나리오와 캐릭터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은지는 “먼저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다. 중심 주제가 ‘짠내나는 고군분투’였는데, 살기 위해 범죄를 벌인다는 점이 재밌게 보였다. 어느 누구나 좋은 환경을 꿈꾸고 추구하기 마련인데, 그런 부분에서 여느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 좋았고, 그걸 표현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나리오에서 주는 메시지가 명확했을 뿐만 아니라 선영이라는 캐릭터가 점차 변화하는 과정이 확실하고 사실적이었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이 가운데 조은지는 완벽한 캐릭터 묘사를 위해 “현장에서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캐릭터의 감정을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이 구상했던 순영의 모습이 명확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이해를 돕도록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셨다. 포인트를 잘 짚어주시면서도 얘기를 많이 들어주셔서 표현하기가 어렵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조은지는 이후 완성도를 향해 달려갔다. 그는 완벽함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탐구했지만, 연기자로서 아쉬운 부분은 늘 존재했다. 특히 그는 홈쇼핑만 들여다보며 주문과 취소를 반복하는 선영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 아쉬웠다고. 조은지는 “그때 선영의 모습을 더 잘 표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사실 연기에 만족이란 것은 없는 것 같다. 아마 평생 그럴듯 하다. 만족이 되는 직업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 노력하고 있다. 이런 고뇌 끝에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런 노고 끝에 탄생한 선영이라는 캐릭터는 특히 조은지가 이전작인 ‘표적’ ‘악녀’ ‘살인소설’에서 선보인 카리스마 있고 강단 있는 캐릭터들과 결을 달리해 더욱 임팩트가 컸다. 앞선 작품과 달리 ‘카센타’ 속 선영은 부스스한 비주얼과 수동적인 성격을 가졌기 때문.

그러나 오히려 조은지는 ‘표적’ 등의 작품에서 선보인 강단 있는 캐릭터와는 전혀 반대의 성격을 가졌으며, 오히려 선영의 초반 모습과 성격이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래서 처음엔 어려움도 겪었다고. 조은지는 “원래 이런 성격이 아니었지만, 카리스마를 지닌 캐릭터들을 맡으며 성격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많은 영화감독들이 자신을 찾는 이유에 대해 조은지는 “연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내가 연기를 잘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외모 때문에 날 선택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내 연기 스타일이 그쪽의 이미지와 잘 맞았기 때문에 출연을 제안하지 않으셨다 싶다. 나 스스로도 이런 도전이 모험같이 느껴지기에 출연을 결정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계속해 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이번 ‘카센타’를 통해 새로운 조은지를 발견했다는 평가를 듣고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목요일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