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CJ ENM의 음악 전문 채널 엠넷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과 아이즈원(IZONE)이 세 갈래 길에서 고전 중이다.

투표 조작이 기정사실화되며 기존 멤버들이 계속 활동을 이어갈 것인지, 일부 멤버가 빠진 상태로 유지될 것인지, 혹으 해체될 것인지를 놓고 그룹 관계자들의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 다양한 추측들이 더해지며, 말 그대로 ‘미궁’에 빠졌다.

CJ ENM은 지난 7월 19일 ‘프로듀스X101’ 최종회 방송 직후 투표 조작 논란에 휩싸였다. 엑스원으로 선발된 멤버들 간 득표 차가 일정 패턴으로 반복된다는 주장이 등장, 이와 같은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 속 CJ ENM은 지난 8월, 엑스원의 데뷔를 강행했다. 그러나 투명성, 공정성 등을 의심받아온 탓, 엑스원은 지난 2017년 시즌2를 통해 탄생한 그룹 워너원만큼의 파급을 내지 못했다. 광고계와 해외 시장 모두 ‘조작 논란’을 의식하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엑스원 역시 몸을 사리는 분위기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CJ ENM은 당당했다. 일부 시청자를 중심으로 진상규명위원회가 결성되자, 자체적으로 수사기관에 조작 관련 수사를 의뢰하며 ‘결백’을 호소했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런 자신감은 지난 5일 ‘프로듀스’ 시리즈 제작진 안준영PD(프로듀서)와 김용범CP(책임 프로듀서)가 구속되며 완벽하게 무너졌다. 안PD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조작을 일부 인정했음이 밝혀지고, 소위 말하는 제작진의 ‘윗선’까지 연계돼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고개를 숙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안PD는 ‘프로듀스X101’과 지난해 방송된 ‘프로듀스48’에 이어 ‘프로듀스101’ 시즌1과 시즌2 모두의 조작을 인정했다. 문제가 된 엑스원과 아이즈원뿐 아니라 그룹 아이오아이(시즌1)와 워너원(시즌2)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미 활동이 끝난 아이오아이와 워너원의 경우, ‘사기’에 따른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엑스원과 아이즈원은 여기에 더해 그룹의 활동 방향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를 두고 연일 다른 추측들이 나오며, 팬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하루는 ‘해체’에 무게가 실리는가 하면, 또 하루는 “멤버들의 의견에 따라 11인(또는 12인)의 활동이 계속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혼란을 주고 있다. CJ ENM과 멤버들의 ‘극비 회동’이나, 원 소속사 관계자들의 회동 등이 이러한 추측의 주요한 소스가 되고 있다.

물론 방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럿의 이해관계가 얽힌 탓 CJ ENM과 멤버들 모두 고심하는 분위기다. 조작 정황이 더 구체화될 경우 ‘해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여전히 그룹을 유지해 나가길 바라는 관계자와 팬들도 있다.

갑론을박이 계속되며, 멤버들이 받을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멤버들은 ‘조작 아이돌’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결과에 따라 다시 ‘연습생’으로 돌아가야 할 위기에 처했다. 엑스원과 아이즈원 모두 사실상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어떤 결론이 내려질 것인지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조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