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배우 이동욱이 ‘토크가 하고 싶어서’ 토크쇼 호스트로 나섰다. 이동욱은 능청스러운 콩트를 소화하고, 절친 공유의 편안한 토크를 끌어내는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이동욱이 아닌 그 누가 와서 ‘토크가 하고 싶어’ 하더라도 상관없을 구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4일 SBS 새 예능프로그램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이하 ‘토크가 하고 싶어서’)가 첫 방송됐다.

‘토크가 하고 싶어서’는 호스트 이동욱이 화제의 인물을 스튜디오에 초대해 집중도 높은 일대일 토크를 나누는 내용을 담았다. 첫 게스트로는 이동욱과 지난 2016년 드라마 ‘도깨비’에 함께 출연한 배우 공유가 나섰다.

이동욱의 토크쇼 도전과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주 만날 수 없는 공유의 출연은 방송 전부터 크게 화제를 모았다. 방송의 도입부 역시 이동욱이 무대 콘셉트를 직접 구상하고, 어떻게 토크를 할 것인가에 대한 공부를 하는 등의 모습이 담기며 ‘이동욱 토크쇼’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이 콩트 형식의 도입부를 제외한다면, ‘토크가 하고 싶어서’는 일반 타 토크쇼들과의 차별점을 두는 데는 실패했다. 프로그램은 제목부터 이동욱을 내세우고, 이동욱과 친분이 있는 게스트를 초대하면서 이동욱에 초점을 맞추는 듯했지만, 단순히 ‘이동욱의 존재’만으로 차별화를 두기엔 애매한 구성이었다.


호스트가 이동욱이라 특별하다지만, 그 특별함을 전혀 빛내지 못했다. 능숙한 진행자가 아닌 20년차 배우가 나섰지만, 이에 대한 고민은 초반의 콩트 연기가 전부였다. 스튜디오를 벗어나 호스트와 게스트 단 둘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차별화를 두기도 했으나 이 역시 ‘토크를 하는’ 이동욱의 매력이 발휘되는 기획은 아니었다.

호스트인 이동욱은 방청객들과 소통하며 여유롭게 대화를 하고, 게스트를 편안하게 해주며 자연스럽게 답을 끌어냈다. 게스트 공유도 그간 듣지 못했던 이야기들로 새로운 매력을 드러냈고, 쇼 MC 장도연도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과 능청스러움으로 웃음을 책임졌다.

세 사람의 합이 잘 어우러졌음에도 아쉬움이 남는 이유는 이동욱을 내세운 것에 대한 제작진의 심도 있는 고민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동욱 토크쇼’를 내세웠지만 이동욱이 왜 토크를 하고 싶은가에 대한 대답과 그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이야기는 가벼운 콩트 형식의 도입부에서 그쳤다. 그저 깔끔한 진행으로 제 역할을 다 하는 이동욱만을 차별화로 내세우기엔, 타 토크쇼와 다를 바 없는 허술한 구성이었다.

게스트에 큰 영향을 받는 것 또한 앞으로의 프로그램의 방향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토크쇼 특성상 게스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하나, 프로그램 전체가 휘둘리는 느낌을 받게 했다. 호스트 이동욱의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게스트의 이야기만이 남았다. 프로그램에 등장한 이들이 각자의 제 역할을 해냈음에도, 이들을 받쳐줄 새로움은 없었다. ‘토크가 하고 싶어서’의 첫 회는 단순 이동욱과 공유의 ‘케미’쇼로 남은 듯하다.

[티브이데일리 조혜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토크가 하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