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올 한 해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뉴트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말하는 이 트렌드는 가요계에서도 일어났다. 시티팝 장르의 음악이 다시금 주목 받고, 온라인 탑골공원으로 불리는 과거 음악방송 영상이 인기를 끌었다. 그 중에서도 '어르신들의 음악'만으로 치부됐던 트로트는 젊은 세대들의 관심까지 얻으며 2019년 중흥기를 맞았다.

◆'미스트롯', 새로운 트로트 스타의 등장

2019년 트로트의 인기에 불을 붙인 건 단연 TV조선 예능프로그램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이었다. 지난 2월 첫 방송된 '미스트롯'은 최종회에 18.1%라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주요 시청층인 중장년층은 소위 '화력'을 모았다. 젊은이들의 아이돌 팬클럽 문화와 흡사하게 스트리밍을 돌리고, 문자 투표를 하는 등 출연자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보냈다.

이 열기는 방송 종영 후에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미스트롯' 전국투어 콘서트가 연일 매진됐고, 공연장에는 톱 12를 지지하는 12개의 팬클럽이 모여들었다. 방송가에서는 '미스트롯' 진선미를 차지한 송가인, 정미애, 홍자를 모시기에 바빴다. 이들이 출연한 프로그램은 화제성 상위권을 따놓은 당상이었다.

'미스트롯'을 넘어 송가인은 연예계의 대형 스타가 됐다. 최근 가요계에서 비중이 적었던 트로트를 바탕으로 한 송가인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확장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모르 파티'를 작사한 이건우 작사가는 "그간 트로트 장르에 대한 수요는 계속 존재했다. 그런데 꽤 긴 시간 동안 새로운 트로트 스타는 부재했다. 송가인 등 '미스트롯'이 이러한 갈증을 채워준 것"이라고 말했다. 즉, 송가인의 등장은 새로운 트로트 스타를 원하는 수요를 충족시켜줬고, 이는 트로트를 향한 관심을 모으는 구심점이 됐다는 분석이다.



◆톱스타 유재석 업은 '트로트 뽕', 젊은 세대도 취했다

올 상반기 트로트의 인기를 송가인이 끌었다면, 하반기에는 유재석이 그 배턴을 이어받았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뽕포유'를 통해 유재석은 신인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했다.

이미 톱스타인 유재석이 다시 신인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점은 젊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 요소가 됐다. 실제 신인 트로트 가수로서 곡을 받고, 녹음을 하고, 안무를 맞추는 과정이 유쾌하게 드러났다. 이를 통해 젊은층에게도 트로트계 뮤지션, 관계자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소개됐다.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유재석이 트로트라는 옷을 입으면서 젊은층의 이목을 단번에 끌었다. 특히 신인 트로트 가수를 소개하는 KBS1 교양프로그램 '아침마당'의 대결 코너에 등장한 유산슬의 모습은 젊은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크게 회자됐다.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산슬의 '아침마당' 출연 소식이 발빠르게 퍼졌고, 덩달아 함께 출연한 신인 트로트 가수들에 대한 관심으로도 번졌다.

이에 트로트계는 유산슬이라는 대형 신인의 등장을 열렬히 환영하고 있다.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유재석이라는 스타를 통해 트로트에 더욱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 이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을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트로트 인기, 2020년까지 쭉 '묻고 더블로 가'

송가인이 끌고 유재석이 민 트로트의 올 한 해 인기는 2020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TV조선은 내년 1월 2일부터 '미스트롯'의 시즌2 격인 '내일은 미스터 트롯'을 방송한다. 김수찬, 영탁 등 현직 가수들도 도전장을 던졌다. 이에 벌써부터 '미스터 트롯'을 향한 관심은 뜨겁다. '미스트롯'의 인기를 이어받아 또 하나의 트로트 스타 탄생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오랜만에 뜨거워진 트로트 바람이 지속되기 위해 남은 과제도 있다. 이건우 작사가는 "새롭게 유입된 젊은층들을 위한 트로트 장르의 고민이 필요하다. 그들이 좋아할 수 있는 곡이 나와줘야 트로트의 저변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짚었다.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DB, MBC '놀면 뭐하니', KBS1 '아침마당']